한국일보

와인 클럽(Wine Club)

2004-05-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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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와이너리 방문 품질 확인 후 가입을”

회원 1년 2~4번 2~6병 우편 배달 받아
샵서 구하기 힘든 것 할인가에 구입 가능

와인 클럽은 와이너리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와인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클럽에 가입한 회원은 1년에 2번~4번에 걸쳐 2병~6병의 와인을 우편으로 배달 받고, 그 비용은 미리 알려준 크레딧 카드를 통해서 자동으로 지급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와인샵에 자주 가지 않아도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물량의 와인을 집으로 직접 배달 받으니 편해서 좋고, 와이너리에 직접 가지 않으면 구입할 수 없는 특별한 와인들을 맛볼 수 있으니 좋고, 추후 그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추가로 구입할 때 평균 20%의 디스카운트를 받으니 좋은 프로그램이다.
또한 와이너리 입장에서 보면 클럽 멤버가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와인을 판매할 수 있으며, 소량이 출시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을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이고, 이름, 연령, 주소, 취향 등을 포함한 와인 애호가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으니 마케팅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와인 클럽은 특히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더욱 활발해졌다. 인터넷을 통하여 원하는 와이너리의 웹사이트를 방문한 후 손쉽게 와인 클럽에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평소에 마셔보고 싶었던 와인이지만 동네 와인샵에서 쉽게 구할 수 없다던가, 워낙 소량이 출시되는 와인이기 때문에 좀체로 구하기 힘든 와인의 경우 와인 클럽에 가입함으로써 맛을 볼 수 있고, 좋으면 할인된 가격에 케이스로 추가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에서 제공하는 와인 클럽은 가격이나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스스로 와인의 맛을 보고 품질을 확인한 후 가입하는 것이 좋다.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는 와이너리들을 방문한 후 가장 좋았다고 기억되는 곳의 와인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다. 실제로 와인 클럽 가입의 대부분은 와이너리를 방문하여 이루어진다고 한다.
와인 클럽은 와이너리에게 있어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판매 경로 중 하나이다. 와인 클럽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를 할 경우 와이너리의 이윤 폭은 50~60%로 껑충 뛴다.
와이너리측에서 보자면, 와인 클럽은 제품에 대해 상기시켜달라고 소비자가 돈을 지불하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한 예로 나파에 위치한 세인트 클레멘트(St. Clement) 와이너리의 경우, 와인 클럽 멤버들에게 정규 프로그램 외에 “한 달에 한 케이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매달 한 케이스의 와인을 신청한 멤버들에게 배달하는 것인데, 현재 100명의 회원밖에 없지만, 세인트 클레멘트는 이들을 통해서 연간 1,200 케이스의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와이너리들은 클럽 회원들에게 좀 더 많은 와인을 판매하고자 무한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1년에 4번 와인을 발송한다고 명시하는 것 대신, 1년에 4번~6번 와인이 발송된다고 명시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재고가 많이 남아서 와인을 한 두번 더 발송할 때, 멤버의 승인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된다. 또한 회원들을 좀 더 오랫동안 붙잡아 두고자, 와이너리에서 벌이는 행사와 저녁식사 등에 멤버들만 따로 초대하거나, 포스터나 기념품을 공짜로 우송하는 등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소비자들 중에는 크레딧 카드 번호를 알려주고 와이너리가 선택한 와인을 우편으로 받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어서, 요즘 와이너리들은 ‘오퍼링 클럽’(Offering Club)을 운영하는 곳도 점차 늘고 있다. 소비자에게 할인 가격에 판매되는 와인 목록을 우송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와인과 물량을 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자동으로 와인을 우송받는 정규 회원에 비해 할인의 폭이 적다. 파소 로블스에 위치한 저스틴 와이너리의 경우 나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방문객과, 약간 외진 곳에 뚝 떨어져있는 위치 때문에 방문객의 수가 많지 않다. 그러나 와이너리에서 레스토랑과 호텔을 함께 운영하면서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덕분에 연간 5만 케이스를 출시하는 와이너리에서 테이스팅 룸을 통해서만 1만3천 케이스를 판매하고 있다. 저스틴 와이너리는 현재 5,5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4년 말까지 6,500명의 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와인 클럽은 저스틴 와이너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판매 경로이다.
저스틴의 와인 클럽이 이렇듯 성공적일 수 있는 것은 첫째로 저스틴의 와인이 고르게 품질이 좋기 때문이고, 둘째로 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이며, 셋째로 소량이 출시되어 와인 클럽 멤버들에게만 제공되는 와인들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켓이나 주변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와인의 클럽 멤버가 되는 것은 소비자에겐 그리 이익이 되지 않지만, 구하기 힘든 소규모 와이너리의 멤버가 되어 연중 내내 그 와인을 맛보는 것은 와인 애호가로서 한번쯤 생각해 볼 만 하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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