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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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납치 자작극 소동

2004-05-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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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불량 혼날까봐… 부모 관심 끌려고…

시미밸리지역 1주일새 3건 경찰력·혈세 낭비

시미밸리 지역의 청소년들 사이에 납치 자작극이 난무하고 있다.
거짓으로 드러난 납치 자작극만 해도 지난 1주일 사이에 3건으로 당사자들은 부모나 주변의 관심을 끌거나 또는 비행, 낮은 성적 등을 커버하기 위한 방편으로 납치됐다는 허위신고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미밸리 경찰은 거리에서 강제 납치되어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신고해서 부모와 학교 관계자, 주민과 커뮤니티 지도자들 모두를 긴장하게 했던 로열고교 여학생(17세)을 허위신고 혐의로 12일 체포했다.
이 여학생은 체포 후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납치극을 꾸몄다”고 말했고 카운티 보호감찰부에 출두를 조건으로 일단 부모에게 인계됐다.
그 외에도 지난주에는 두 명의 여고생들이 납치 당한 후 성폭행 당했다고 신고했던 내용이 허위였다고 자백했다. 이들도 역시 허위신고 혐의와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된 후 법정출두 티켓을 받고 석방됐다.
17세 여고생은 지난 3일 하오 3시40분께 로열과 크로스비 애비뉴 근처를 걷다가 스키 마스크를 쓴 두명의 남성에게 납치 당해 성폭행 위기에 몰렸으나 사투 끝에 도망쳐 나왔다고 신고했다.
그는 납치범들이 그의 눈을 가리고 녹색 승용차에 태워 어딘가로 이동했으며 어느 지점에서 두 남성은 내리고 운전자가 성폭행을 가하려 했다고 말했다.
5월5일에는 그라나다힐스의 14세 소녀의 아버지로부터 실종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얼마 후 그 소녀가 납치 당했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이 소녀의 경찰 진술에 따르면 아버지의 차를 기다리는 그에게 한 남성이 접근, 강제로 밴에 태웠으며 차안에서 60~90분간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신문과정에서 그는 떨어진 성적 때문에 야단맞을 것이 두려워 자작극을 꾸몄다고 실토했다.
다음날에는 15세 로열고교 여학생이 자신이 지난 1월에 스키 마스크를 쓴 두명의 남성으로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 당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의 인터뷰로 곧 거짓임을 드러났고 그는 남자 친구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거짓신고를 했다고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청소년, 특히 여학생들이 큰 죄의식 없이 이같은 자작극을 꾸며 신고하는 것이 늘어난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경찰력을 낭비시키고 있다며 부모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시미밸리 경찰국 조셉 메이 대변인은 이같은 청소년들의 무책임한 허위 범죄발생 신고 및 자작극 소동은 첫째 당사자에게 범죄자의 낙인을 찍히게 하고 둘째 경찰력을 쓸데없이 낭비시키는 중대한 손해를 커뮤니티 전체에 끼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성폭행 케이스의 경우 가장 중대한 범죄로 수사를 하게 되기 때문에 그같은 자작극은 결국 주민의 혈세를 하수도에 흘려버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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