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항소법원, 레즈비언 커플 친권판례

한 레즈비언 커플의 이색적 양육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샌프란시스코 주 항소법원은 11일 레즈비언 커플 중 한명이 파트너에게 자신의 난자를 제공하여 쌍둥이(현재 8세)를 낳았으므로 자신이 생모이자 친권자라고 주장한 원고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
이 날 판사들은 난자를 준 사실 자체만으로 저절로 법적 친권자가 될 수는 없다며 시험관 수정을 통해 직접 출산한 다른 여성에게 100% 양육권을 인정한 하급법원의 판결을 지지했다. 판사는 난자제공 생모가 부모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양서류 등을 작성했었다면 함께 친권자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판결은 1993년의 주 대법원이 기혼 남성의 아기를 낳은 대리모가 자녀를 되찾기 위해 낸 소송에서 ‘직접 낳았다는 생모의 권리보다 입양하여 키워온 입양부모의 양육권이 더 우선한다’는 의 친권관련 판례에 의거한 것이다.
그러나 원고측은 “때가 어느 때인데 그같은 구식 유물 같은 판례에 따르느냐”며 이에 불복, 다시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양육권 투쟁에서 이긴 또 다른 여성측은 “이번 판결은 동성애 파트너들에게 ‘부모되기’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 준 현명한 결정”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이 케이스는 현재 양성화되고 있는 동성커플의 결혼과 더불어 앞으로 많아질 그들의 자녀 양육권 분쟁이라는 새로운 싸움의 신호탄 내지는 방향타로 최종 결과가 주시되고 있다.
또 그동안 판결을 기다리며 촉각을 곤두세웠던 게이 및 레즈비언 권익 단체나 변호사들도 이번 판결이 동성애 부부들의 합법적 양육권을 빼앗는 결과라며 공식적인 법정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양육권 법정투쟁은 한명이 다른 한명에게 난자를 제공하여 시험관 수정으로 얻은 쌍둥이를 부모로서 머린카운티에서 함께 키우다 최근 헤어지면서 일어났다. 원고는 헤어진 후 쌍둥이를 데리고 있던 전 파트너가 자신의 동의 없이 매서추세츠주로 아이들을 데리고 이주, 자주 볼 수 없게 되자 법정을 통해 친권자로서의 단독 양육권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