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폭력의 바다”
2004-05-12 (수)
인종혐오·폭력조장 웹사이트 난무
극단적 반미·반유대등 선동
4년새 300%나 늘어나
특정 인종과 종교 집단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고, 구체적인 폭력성을 담은 인터넷 웹사이트가 올 들어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웹 및 e-메일 필터링 전문회사인 ‘서프컨트롤’(SurfControl)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유대인, 이슬람교도, 흑인, 동성애자 등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는 웹사이트가 지난해 말 8,667개에서 올 들어 4개월 동안에만 1만926개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0년 2,757개와 비교해서는 약 300% 증가한 것이다. 또 폭력적이고 극단주의적 사이트들은 유산된 태아의 생생한 사진을 보여주는 ‘임신중절 반대’(pro-life) 사이트에서부터, 친이스라엘 주의자인 조지 부시 대통령 등 미국 정치인을 겨냥한 반유대인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수전 라슨 서프콘트롤 부사장은 “이들 사이트는 반사회적 행동, 종교의 다극화, 극단주의자들의 관점에 매료되도록 국민을 이끄는 정치적 여론에 사회가 점차 관대해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동성애자의 결혼을 금지시키려는 시도, 반유대주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멜 깁슨 주연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개봉 등 대중 앞에서 전개되는 굵직한 일들이 극단주의자들의 관점을 부추기는 웹사이트의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라크전에 미국이 발을 들여놓은 것도 인터넷상에서 극단적인 반미주의 정서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혐오·폭력 조장 웹사이트가 늘어나는 것이 특정 집단의 사람들에 대한 공격을 촉발하고 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