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달러 명품 첼로 도난 ‘좀도둑 소행’
2004-05-08 (토)
윌리엄 브래튼 LAPD 국장과 제리 스시만스키 캡틴이 6일 도난 당한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의 안전한 귀환에 5만달러의 현상금을 책정한 후 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전거에 싣고 도주”목격자 나와
도난현장 정밀수색, 5만달러 현상금
이탈리아의 명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1684년 제작한 명품으로 시가로 쳐도 350만달러에 달하는 첼로가 지난달 도난 당한 뒤 그를 찾기 위해 LAPD는 런던에서 홍콩에 이르기까지 명품 애호가와 경매현장을 대상으로 탐문해 왔으나 6일부터는 수사 방향을 바꿔 도난 현장 인근으로 바꿨다.
LAPD는 지난달 25일 새벽 6시30분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로주자 피터 스텀프 집 주변(로스펠리츠)에서 자전거를 탄 남성이 첼로통을 메고 가는 것을 본 목격자가 나타난 후 주변을 이 잡듯이 집중 탐색하며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6일에는 10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은색 첼로통을 팔에 끼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달아나는 장면이 든 비디오테입을 공개적으로 배포하는 동시에 각급 학교 등에 전단을 뿌려 ‘첼로 도둑’의 포위망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전단에 따르면 첼로도둑은 15~25세 청년이며 인근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시내의 100여 전당포로부터 세계적 음악기기 구매 스토어에까지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첼로 도난 사실을 알림으로써 매매 가능성에 쐐기를 박고 있다. 한편으로는 5만달러의 현상금까지 내걸고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세계적인 문화재이자 보물이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시민들도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윌리엄 브래튼 LAPD 국장은 6일 가진 현상금 발표 기자회견에 직접 나와서 “명품 악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제기능과 가치를 발휘하게 해달라”고 적극적 협조를 호소했다.
또 도난 첼로의 소유주인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측도 이날 “도난 당한 첼로가 하루빨리 되돌아 올 수 있도록 시민들이 함께 힘써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첼로 절도범이 치밀한 사전준비를 한 것 같지는 않고 현관 앞에 그냥 방치됐던 첼로를 보는 순간 견물생심에 한 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도난 당한 첼로는 현존하는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 약 60여개중 하나로 LA 필하모닉은 이를 약 30년 전 구입했다.
한편 18세기 말 영국에 처음 반입한 사람의 이름을 따 ‘키드 장군’(General Kyd)으로 불려온 도난 첼로는 지난 1896년 영국에서 열린 드보르작의 첼로 콘체르토 시연회에 연주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피터 스텀프는 2002년 10월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수석 첼리스트로 합류하면서부터 이 첼로를 연주해 왔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