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와인이 호텔에 투숙?’

2004-05-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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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라브레아 ‘Wine Hotel’

화씨 55도와 습도 75% 최적 환경
로비부터 고급스러운 분위기
샤워가운, 기모노등 의상 마련
다양한 사이즈의 개별 와인 라커도
2층엔 회원위한 시음, 연회장
1년 이용료 375~1,300달러
프라이빗 룸 가득 채우면 6,000달러
수집에 관심 있으면 누구나 환영

3가와 라브레아를 지나다 보면 ‘와인 호텔’이라고 쓰인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와인 호텔? 도대체 뭐하는 곳일까?
화씨 55도의 선선한 온도와 75%의 습도는 와인이 최고의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 이름에서부터 특이함이 느껴지는 ‘와인호텔’은 그야말로 최적의 컨디션에서 와인이 숙성되도록 의탁 저장해 주는 곳으로 와인을 마땅히 저장할 곳이 없는 와인 수집가나 혹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와인을 저장하고 싶은 와인 매니아들을 위한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일반 호텔처럼 프론트 데스크를 갖춘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로비가 나온다. 샤워가운, 기모노 등 아기자기한 의상모양의 와인케이스를 입고(?)있는 와인 병들의 모습이 보이고, 곳곳에 진귀한 와인들이 진열돼 있어 이곳의 주인 역시 지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 와인 매니아임이 엿보인다.


“특이하면서 멋스러운, 또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비즈니스를 찾던 중 평소 와인을 즐겨 마시던 남편의 아이디어로 시작했어요. LA 인근에는 제대로 된 와인 스토리지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 그런지 와인 한 병을 저장시키는 고객으로부터 방 한 칸을 다 채울 정도의 와인을 저장시키는 고객들까지 있답니다”
남편 로우 리우지(Lou Liuzzi)와 함께 와인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마르샤 리우지(Marcia Liuzzi)는 계속해서 스토리지를 확장하고 있다며 곧 라이선스를 취득해 와인 시음과 판매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호텔 로비를 지나 스토리지 안으로 들어가면 화씨 55도와 75% 습도의 싸늘한 기운이 가득한데, 스토리 내부는 365일 언제나 정확하고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와인 저장고인 사물함같이 생긴 개별 와인 라커는 24 큐빅 피트의 개별 라커로부터 성인 키높이 냉장고 크기까지 다양한 사이즈로 줄지어 있으며, 12x14 스퀘어 피트의 프라이빗 룸까지 다양한 크기의 스토리지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와인이 가득 저장되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보니 회원들을 위한 개인별 시음, 연회장인 ‘비스트로 룸’이 있다. 마르샤씨는 와인을 저장하고 있는 회원들에 한해 한달에 한번 조그만 모임을 여는데, 8명 정도의 회원들이 서로 자신의 와인을 가져와 소개하고 나누며 음미하고 얘기를 나누는 사적인 모임이라며 고객들 모두 와인에 관해서는 전문가에 가까운 지식을 갖고 있는 대단한 와인애호가들이라고 자랑한다.
다양한 와인이 잘 정돈돼 있는 남편 로우 리우지의 프라이 빗 스토리지 룸을 보여주면서 자신들도 대단한 와인애호가라고 소개한 마르샤씨는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끼리는 무언가 통하는 면이 있다며 와인이나 와인 수집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환영이라고 덧붙였다.
호텔 이용료는 사이즈에 따라 1년에 375~1,300달러, 프라이빗 룸을 가득 채울 경우는 1년에 6,000달러, 와인 운반에 편리한 와인 캐리어는 와인 병수에 따라 39~89달러, 가죽 케이스는 29.28달러, 와인을 예쁘게 담아 서브 할 수 있는 글래스 와인 주전자는 59.99달러, 최고급 와인 잔 14.93~18.68달러, 아기자기한 의상모양의 와인 병 케이스(샤워가운, 기모노, 중국풍 드레스)각 19.98달러 등이다.
주소와 전화번호는 5800 W. 3rd Street, Los Angeles, CA90036 (323)937-9463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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