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경찰관에 밉보여 5년간 ‘표적 딱지’ 450만달러 배상받아

2004-04-30 (금)
크게 작게
샌디에고 주민 CHP항의했다 괘씸죄
직장등 뒤쫓아 다니며 티켓30장 발부

자신들에게 도전했다는 이유로 ‘괘씸죄’를 적용, 샌디에고 남성에게 교통위반 티켓을 상습적으로 발부한 경관 2명이 450만달러의 벌금을 물게됐다.
라모나에 거주하는 스티브 그라실리(44)는 지난 1997년 한 친구가 자동차에서 촉매 컨버터를 떼어냈다가 주법을 위반한 이유로 티켓을 발부 받은 사건이 있었다. 그는 그러나 티켓을 발부한 고속도로 순찰대(CHP) 경관 리처드 에릭 바도 자기 자동차의 파워를 높이기 위해 촉매 컨버터를 떼어냈다는 말을 친구로부터 들었다. 이에 화가 난 그라실리는 엘카혼 CHP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바에 대해 항의했다.
이로부터 지난 5년 동안 그라실리는 지긋지긋한 악몽에 시달렸다. CHP에 괘씸죄로 찍힌 그라실리는 그동안 무려 30장 이상의 티켓을 받고 트럭을 압수 당하는 수난을 겪은 것이다. 바와 그의 상관인 사전트 마이클 폴 토스는 물탱크 설비업자인 그라실리가 거래하는 공급회사의 차들도 집중 단속, 이 공급회사는 결국 그라실리와 손을 끊었다.
바는 이에 그치지 않고 그라실리가 촉매 컨버터에 대해 거짓 신고를 했다고 샌디에고 카운티 검찰에 고소, 검찰이 그라실리를 2건의 허위신고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그라실리는 판사가 케이스를 기각하는 바람에 가까스로 재판을 모면할 수 있었다.
견디다 못한 그라실리가 1999년 바와 토스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바와 토스는 법정에서 위반 행위들을 단속했을 뿐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변호는 가주 부검찰총장인 데이빗 태글리엔티가 맡아주었다.
그러나 다른 CHP 경관 2명은 상관으로부터 그라실리를 단속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그의 트럭을 압수하도록 모의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이들 경관은 CHP 상관들로부터 법원에서 위증하라는 압력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배심원단은 바와 토스가 권력을 악의적으로 남용했다고 판단, 바에게 300만달러, 토스에게 약 100만달러의 벌금을 그라실리에게 지불하고 이와 함께 51만달러를 손해배상금을 내도록 평결을 내렸다.
그라실리는 “경관도 사람이니 홧김에 티켓 한 장을 발급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손 쳐도 이처럼 행동할 줄은 정말 몰랐다”며 “운이 좋게도 여러 경관들이 진실을 밝혀주었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