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발행안 이어 상해보험 개정안도 관철

“초당적 입법 민주당 신뢰구축”찬사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저돌적인 정치력’에 캘리포니아 지역뿐 아니라 워싱턴 포스트 등 전국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유명 영화배우 출신으로서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주민투표 회부라는 압박 카드를 활용, 야당인 민주당이 지배하는 주의회에서 장기간 논란돼 온 근로자 상해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민투표에 부쳐질 경우 이번에 통과된 내용보다 더 노동자에 불리한 입법이 될 것을 우려한 민주당측은 주 행정부 및 공화당측과 협상 끝에 절충안에 합의, 지난 16일 상원 33대3, 하원 77대3의 압도적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절충법에 대해 경제계와 노동계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지만, 슈워제네거 주지사로선 지난달 캘리포니아주의 막대한 빚을 갚기 위한 150억달러 공채 발행안을 관철시킨 데 이어 다시 한번 정치적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근로자 상해보험 개혁안은 일부 장애보험금 지급기한을 기존의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산재 진단 의사도 고용주와 보험사가 지정하는 의사로 제한하는 등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포함시키며 경제계와 노동계의 입장을 절충한 것이다.
이 절충안은 경제계와 민주당, 노동계를 만족시키진 못하고 있지만 양당 협상대표들은 이 법안이 통과된 후 서로 얼싸안으며 상대당의 양보에 찬사를 보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유니언 트리뷴지는 “이번의 초당적 입법으로 공화당 출신 주지사와 상·하 양원을 지배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간 신뢰가 새로 구축됐다”고 평가했고,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중심으로 한 그같은 협력정신이 주정부 부채 문제와 에너지 정책의 난맥상 해결에도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지난 3개월간 주의회에서 심야회의를 거듭하며 의원들과 입법안 협상을 벌이는 동시에 의사당 밖에선 11월 주민투표 회부에 필요한 서명작업을 진행시키며 의회를 압박해 왔다.
미국 언론은 슈워제네거의 이같은 정치 행태를 ‘여론 동원’(public campaign) 정치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AP통신은 18일 슈워네제거 지사가 자신의 정책관철을 위해 주민투표를 활용하는 `직접 민주주의’에 앞장서고 있으나, 거꾸로 의원들을 포함해 사회 각 이익 집단이나 단체들이 모두 입법을 위해 의회 대신 주민투표를 택하도록 조장하는 뜻하지 않은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