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인 살해혐의로 기소된 마커스 웨슨의 두 번째 인정신문이 열렸던 18일 프레즈노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 나타난 자녀들이 연기 결정이 내려진 후 카메라를 피해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아들·손주 9명살해 마커스 웨슨놓고 평가 분분
아이들 엄마 혹평 불구
양친·큰아들 “신실하고 절제”
지난주 금요일 밤 발생한 프레즈노시 사상 최악의 집단 학살극의 용의자 마커스 웨슨(57)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분분하다.
자신의 딸이기도 하고 아내이기도 한 25세의 여인과 1세부터 17세까지의 자녀와 손자들 9명을 일거에 총격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TV속의 그의 모습은 엉클어지고 긴 수염과 머리칼, 또 무표정이어서 흉악한 범행에 놀란 시청자들을 더욱 경악시켰다.
이후에도 간간이 흘러나온 4명의 아내가 있는 일부다처주의자, 딸들과의 근친상간자, 사교 교주 같은 생활상, 자녀교육도 홈 스쿨링에 의존했다는 등의 스토리도 도대체 그는 누구인가라는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9명의 혈육을 몽땅 살해해서 켜켜로 한 곳에 쌓아 놓았고 미리 준비한 듯한 나무관 12개가 있다는 것도 사교의 종교의식의 일부분인가라는 으스스한 관심을 부채질했다. 피해 어린이들의 모친들은 그가 타고난 악마라고 울부짖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그가 전과도 없는 독실한 기독교인(제7일 안식일교회)으로 사교와는 거리가 멀뿐 아니라 마약, TV은 물론 몸에 나쁜 음식도 멀리하는 채식주의자였다고 나오고 있다.
게다가 그를 길렀고 최근까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던 그의 부모와 살아남은 아들, 딸들은 그가 ‘머리 좋고 신실하고 헌신적이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건 직후부터 그의 아들들은 웨슨을 적극 변호했고 웨슨의 두 차례의 법정출두 때에도 부친을 옹호하는 자세의 자녀들이 몰려들었다. 또 전에 그를 알던 사람들도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순간적으로 뭔가에 씌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위싱턴주에 살고 있는 웨슨의 모친 케리 웨슨은 18일 LA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TV에 비친 당시 웨슨은 내 아들이 아닌 것 같았다”며 “내가 기르고 지금까지 보아온 아들은 영리하고 사랑이 넘치며 지극히 신실한 보통인간이었다”고 혐의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녀는 “만약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가 정말 9명을 다 살해했다면 뭔가 범행을 밀어붙인 다른 요인이나 힘이 있었을 것”이라며 아들은 사건이 일어나기 2일전 전화를 했을 때도 아주 밝았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아들은 말끝마다 “사랑해요”를 붙였으며 가족의 생일이나 어머니날 등 특별한 날은 잊는 법이 없었다. 캔사스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웨슨은 퍼즐 맞추기와 폐품으로 전기자동차 등을 조립하는 뛰어난 손재주를 가졌고 그 재능은 자녀들에게도 전수되었다.
웨슨의 장남 도리안 웨슨(29)도 “아버지는 외부의 세계는 타락을 종용한다며 교육도 집안에서 시켰다”고 전제하고 “자녀들이 장난감을 원하면 재료를 사와서 창작품을 직접 만들라는 독특한 교육을 원했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그와 가족은 토요일에 예배를 보는 안식교 계율에 충실, 댄스도 피하고 채식을 하며 검소하게 살았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