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산 가전, 일본산 눌렀다

2004-02-25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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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가전, 일본산 눌렀다

김스전기 판매원이 고객에게 한국산 전기밥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타운업소 전기밥솥·플라스마 TV등 판매량 추월

한인 가전업계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 바람이 불고 있다.
한인시장에서는‘저가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일본산에 고전하던 한국산 가전이 꾸준한 품질개선과 적극적인 판촉에 힘입어 최근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다. 리본, 코스모스전자, 김스전기 등 타운 가전·가정용품 업소들에 따르면 특히 플라스마 TV와 전기밥솥 등 일부 아이템의 판매량은 이미 일본산을 추월했다.
가장 강세를 보이는 아이템은 전기밥솥. 몇 년 전만 해도 조지루시, 타이거, 내셔널 등 일본산 브랜드에 밀려 매장 한 쪽 구석에 물러나있던 한국산 브랜드들이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힘입어 2-3년 전부터 1위 자리로 올라섰다.
‘김스전기’의 최영규 매니저는 “노비타, LG, 쿠쿠 등 한국산 제품이 전체 판매량의 60-70%에 육박할 정도”라며 “일본산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지만 밥맛이 좋고 한인들이 원하는 성능을 갖춘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애프터서비스는 한국산이 낫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평가”라며 “일본 업체들의 경우 최근 한인시장 탈환을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기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니 등 일본 브랜드가 독점하던 TV도 플라스마와 DLP 등이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한국산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모스 전자’의 경우 DLP TV부문에서는 삼성이 미쓰비시나 소니를 제치고 전체 판매량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한인들이 선호하는 40인치대 플라스마 TV도 삼성, 후지쓰, 소니, JVC 등 4개 취급 브랜드 중 삼성의 판매량이 가장 많다.
이 업소의 스티브 제씨는 “플라스마의 경우 성능은 비슷한 반면 가격은 한국산이 일본산에 비해 1,000-2,000달러 이상 낮다”며 “한국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되면서 일본산 편향도 크게 완화됐다”고 말했다.
TV는 물론 양문형 냉장고와 드럼형 세탁기, 디지털 캠코더 등 한인업소에서 취급하는 한국산 가전도 다양해졌다. 지난해부터 삼성 양문형 냉장고와 LG 드럼형 세탁기를 판매하는 ‘리본’의 임철호 사장은 “한국산 냉장고의 경우 디자인을 중시하는 한인들의 기호에 딱 맞아 떨어진다”며 “전체 비중은 아직 낮지만 판매 신장률은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 중견기업들도 MP3 플레이어, 보이스 리코더 등 소형 가전을 중심으로 빠르게 한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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