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을 팝니다

2004-02-11 (수) 12:00:00
크게 작게
뻥튀기 호박엿 붕어빵등
향수자극 아이템 인기

추억을 팔아라.
최근 많은 업소들이 30-40대 직장인들의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을 개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다래옥은 두 달 전 식당 입구에 커피 자판기를 들여놨다. 한국 ‘다방커피’처럼 인스턴트 커피와 프림, 설탕을 섞어 내 놓는 자판기 커피 한 잔 가격은 25센트. 가격도 부담 없지만, 한국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셨던 30대 이상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수입도 짭짤해 자판기 한 대의 한 달 수입이 100달러를 가뿐히 넘는다. 원가가 저렴해 마진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커피 자판기처럼 추억을 담은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뻥튀기, 건빵, 호박엿 등 ‘어린 시절’ 즐겨먹던 먹거리가 다시 마켓진열대 한가운데를 차지했다. 추운 겨울날 호호 불어가며 먹던 호떡, 붕어빵, 오방떡 판매점도 늘고 있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막걸리, 부대찌개, 홍탁도 인기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케빈 박 매니저는 “건빵, 누룽지 같은 제품은 거의 중년층 이상이 주고객이지만, 젊은 층도 한 번 맛보면 다시 찾는다”고 말했다. 에이스크래커, 맛동산, 비비빅, 부라보콘 같은 장수 브랜드도 꾸준히 인기다. 갤러리아 마켓 내 하나로선식에서 판매하는 즉석구이 오징어와 즉석 호박엿은 만들기가 무섭게 팔린다.
호떡과 오방떡으로 유명한 또순이 분식 윤정애 사장은 “호떡과 오방떡을 팔아 버는 돈이 식사와 분식 전체 매상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을 홍탁을 시작한 큰가마 설렁탕 김성한 실장은 “톡쏘는 홍어찜과 걸쭉한 동동주의 맛을 기억하는 손님이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삼화 인터내셔널은 두 달 전 전통 고급 막걸리 ‘부자’를 수입했고, 다음주에는 LA에 첫 번째 부대찌개 전문점 ‘오미네 부대찌개’가 문을 연다.
추억마케팅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다래옥에서 만난 한 회사원은 “식사 뒤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 뽑아 마시면 옛 생각도 나고 재미도 쏠쏠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