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침형 인간’돼볼까

2004-02-1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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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도서 불티 한인 관심 부쩍
타운 헬스클럽 새벽부터 몰려
조찬 세미나 열며 하루 준비

윈부동산 필립 박(60)사장은 새벽 5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4년 전 ‘아침형 인간’으로 탈바꿈한 그는 “30년 이상 사업을 하며 올빼미 생활에 익숙했기 때문에 솔직히 조금은 피곤하지만 남들보다 인생을 20% 이상 더 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멀리했던 책도 다시 잡았고, 아침식사도 거르지 않게 됐다.
중앙은행 안상필 부행장도 아침형 인간이다. 일주일에 세 번은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한 뒤 남들보다 1시간 이상 빨리 회사에 출근한다. 그는 “하루 업무를 꼼꼼히 준비할 수 있어 능률이 오르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인사회에도 ‘아침형 인간’이 늘고 있다.
관련서적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스포츠센터에는 아침 손님이 몰린다. 조찬모임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정음서관 김은하씨는 “지난주부터 ‘아침형 인간’이 전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유사한 내용의 책이 다섯 종류나 출판됐다”며 “새해라는 점을 고려해도 눈에 띄게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아로마센터는 올 들어 회원이 30% 늘었다. 당연히 골프연습장과 스포츠센터, 사우나는 이른 아침부터 북적거린다. 지난달부터 시작한 단체 에어로빅 클래스는 반응이 너무 좋아 정원을 5배나 늘렸다.
8년 전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아침 유명인사를 초청해 조찬 세미나를 갖고 있는 ‘고대교우회 조찬모임’에는 최근 들어 참가자가 부쩍 들었다. 한 참가자는 “한 달에 한번이라도 남들보다 빨리 하루를 시작하자는 생각에 참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침형 인간이 올빼미형보다 바람직한 생활습관이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건강상태와 생활습관을 고려해 충분한 수면을 즐기는 편이 더 좋다고 충고한다.
시간관리 전문가인 알래스카 주립대 김춘근 교수는 “자신의 신체리듬에 맞춰 잠이 올 때는 잠을 자고, 정신이 맑을 때 필요한 일을 하는 게 무작정 잠을 줄이는 것 보다 훨씬 능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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