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보드에 꿈·용기를 싣고…
2003-12-24 (수)
뇌성마비 장애로 인해 코로 키보드를 연주하는‘코보드’엄일섭씨가 밀알 순회 집회차 22일 시카고를 방문했다.
장애우을 비롯 한인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지난 11월10일부터 부인과 함께 3개월의 대장정 집회에 오른 엄씨는 시애틀을 거쳐 밴쿠버, 워싱턴 DC 등 각 밀알지회를 찾아다니며 하나님 사랑 전하기에 피곤을 잊고 있다.
엄씨는 태어난지 6개월만에 고열로 뇌성마비 장애우가 되어 전신을 쓰지 못한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우다. 게다가 손이 제멋대로 뻗쳐 끈으로 항상 손을 묶고 다녀야 한다. 그는 자신을 위해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식사, 배설 등도 누군가가 도움을 주어야만 하는 엄씨가 장애의 한계를 뛰어 넘고 코보드 연주자가 되기까지는 피나는 노력과 인내, 용기가 그를 있게 했다.
10년전 주영광 선교단에서 키보드를 기증받은 후 평소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키보드를 쳐보기 위해 주먹으로 퉁퉁 때려 보았으나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신체적 한계에 부딪쳤으나 굴하지 않고 코로 눌러 보다 코보드 연주에 도전하게 됐단다. “밤새 악기랑 싸웠어요. 코피 쏟기는 보통이구요. 피부가 진무르도록 연습했어요.”한 3개월쯤 되자 차츰 음을 내기 시작하면서 찬송가, 복음성가 등을 척척 쳐내면서 현재 300여 교회를 순회,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 18번 연주곡이라는 그는 코끝의 힘을 이용해 애절하면서 은은히 가슴을 파고드는 연주를 즉석에서 들려 주었다. 몸이 불편해 3개월간의 미국 순회 공연이 불안하기도 했으나 가는 곳마다 감동을 불러 일으켜 보람이 크다는 그는 보잘 것 없는 자신의 연주지만 이를 통해 절망에 빠진 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심어 줄 수만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했다.
엄씨는 시카고에 머무는 동안 24일 열린장로교회, 25일 개혁교회와 아웃도어 카페에서 개최되는 밀알 일일찻집, 26일 복음 장로교회, 27일 그레이스 교회, 28일 뉴 라이프 교회, 31일 베다니 장로교회 등에서 연주회를 갖는다.(연락처:847-877-4202) <김흥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