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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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 새롭게 조명

2003-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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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파노라마

▶ 황장엽씨 방미 등

북한 관련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탈북자 인권보호단체 등 북한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한인들은 올 한해를 숨가쁘게 보냈다.
북한의 기아와 인권탄압 실상이 국제사회에 폭로되면서 세계 여론을 타게 되자 미 정치인들도 북한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대북 관련 인권단체 관계자들과 탈북자들을 연이어 초청해 증언을 들었다. 지난 10월에는 불가능하게만 여겨지던 황장엽씨 방미도 성사됐다.
또 연방 상하원은 지난달 ‘북한자유법안’을 상정시키는 등 탈북자 지원과 김정일 정권 붕괴를 대비하는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 조만간 한반도에 큰 변화가 생기는게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예측을 낳게 했다.
새해가 되자마자 미 연방 상하원 의원들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기자회견으로 의정을 시작했다.
1월 23일 상원 덕슨빌딩에서 가진 회견에서 의원들은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가 탈북자 및 북한 주민들이 겪는 참상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면서 탈북자들을 제 3국을 통해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있도록 ‘난민처리센터’ 설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탈북자 처리 문제를 중국이나 UN에만 맡기지 않고 미국이 직접 해결에 나서겠다는 첫 의지 표현이었다.
이후 몽고나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역에 난민촌을 세워진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새어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 11월 연방 상하원은 ▲북한 인권보호 ▲탈북자 보호 ▲북한 민주화 향상 ▲대북 협상 ▲북한 범죄 행위 ▲대북 지원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북한자유법안’을 상정, 추측이 사실이었음을 확인시켰다. 탈북자 지원단체의 한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1,2년 안에 한반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법안은 내년 1월부터 의회에서 본격 논의돼 빠르면 6개월내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의 방미도 한인사회를 들끓게 했다. 새로운 증언을 기대할 수 없다는 예측 속에 미 언론은 담담한 반응이었지만 한인들은 ‘망명정부’ 설립’을 줄기차게 요구하며 황씨가 대북 문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기를 애타게 바랐다.
북한 탈출후 6년여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황씨의 방미는 디펜스 포럼재단 수전 숄티 회장의 말처럼 미국을 왔다는 정도의 성과를 얻는데 그쳤다. 그러나 김정일독재 정권을 제거해야 통일이 가능하며 북핵 제거를 조건으로 체제를 보장해줘서는 안된다는 그의 일관된 주장은 미 정부와 한인사회에 대북 정책에 대한 입장을 선명하게 정리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황씨의 방미는 한인사회내 북한민주화 단체들을 결집시키는 계기도 마련했다.
그의 워싱턴 방문에 맞춰 전국 주요 북한민주화단체 대표들도 이곳을 찾았고 이들은 비공식적이기는 하나 목표가 같다면 힘을 합쳐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연합 운동에 주력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지스재단(대표 남재중)과 LA 한민족자유협의회(회장 정호영) 등 북한민주화 단체들은 지난달부터 공동으로 ‘북한자유법안’의 통과 지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워싱턴을 포함 전국 한인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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