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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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저격범 사형 면하나

2003-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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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보 정신이상” 증언 이어져

워싱턴 연쇄저격사건 10대 용의자 리 보이드 말보(18)가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었다는 증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10일 체사피크에서 계속된 말보 재판에 변호인측 증인으로 출석한 정신과 전문의 2명은 모두 말보가 정신과적으로 ‘감성 마비’ 상태였으며 법률적으로 ‘정신이상’에 해당한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말보가 범행 당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의학 정신과 전문의인 닐 블럼버그 씨는 이날 말보가 지난 2000년 이미 유죄판결을 받은 공범 존 앨런 무하마드와 함께 지내기 시작한 이래 스스로 자신이 누군지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무하마드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꼭둑각시’가 됐다고 증언했다. 블럼버그 씨는 말보는 무하마드의 강력하고 위압적인 설득에 무력한 존재가 됐다고 설명했다.
말보는 사회 적응장애로 현실인식이 부족하고, 소년기의 좌절과 고양이를 살해하는 등의 행동부조화를 보였다는 것이 블럼버그 씨의 증언.
말보를 50시간에 걸쳐 20회 이상 인터뷰한 블럼버그는 이 같은 상태를 들어 말보가 ‘정신이상’이라고 결론지었다. 버지니아 형법상 정신이상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말보를 2차례 인터뷰한 또 한 명의 정신과 전문의 다이앤 쉐트키 씨도 증언에서 말보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 없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 증인들은 그 동안 말보가 무하마드에 세뇌 당했으며 무하마드는 아버지 행세를 하면서 말보에게 옳고 그름은 국가나 정부가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개념이라고 가르쳤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검찰 측은 말보가 부위의 중학교 앞에서 학생을 쏠 때 심리적 갈등을 겪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행위가 도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판단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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