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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실업연금 오는 21일부터 중단

2003-12-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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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내 30만명 혜택 못받아…베이지역 실업자들 ‘한숨’


샌프란시스코의 한 법률회사에서 데이터 프로세서로 근무하던 M(56·스탁턴 거주)씨는 불황에 따른 감원바람에 휩쓸려 지난 2001년 2월 해고됐다. 처자식을 먹여살려야 하는 그는 이후 새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곳곳을 쑤셨지만 허사였다. 파트타이머로 잠시 일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하며 그가 지금껏 이 회사 저 회사에 보낸 이력서만 무려 160여통. 그러나 나이 많은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낸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앞으로 닥칠 상황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머지 않아 연방정부가 주는 실업연금이 끊길 처지이기 때문이다. 비록 액수는 몇백달러에 불과하지만, 그리고 주정부의 연금마저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이제 라스베가스로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 소망해온 것은 아니지만 우선 거리로 나앉지 않으려면 아쉰대로 카드딜러학교에 다니면서 블랙잭·포커 따위 ‘노름판 판돌이’ 기술이라도 배워두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침체 늪을 헤매온 미국 경제가 회복국면으로 돌아섬에 따라 실업자 숫자도 두드러지게 감소하고 있다는 희소식과는 정 반대로 M씨처럼 조만간 재취업 가망이 없는 실업자들에게는 보다 ‘혹독한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 주정부가 26주동안 지급하는 실업연금과는 별도로 연방정부가 소정의 자격을 갖춘 실업자들에게 13주동안 지급해온 연금보조금 제도가 오는 20일로 폐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내 실업자 가운데 약160만명이 21일부터 적게는 백수십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달러(가주 실업자들의 경우 1주일 평균 236달러25센트)에 이르는 연방정부 실업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미국에서 실업대란이 가장 심했던 가주는 미국 전체의 5분1에 육박하는 약30만명이 ‘가외의 실업수당’ 혜택에서 제외된다.

가주에서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물론 베이지역, 그중에서도 최대 피해는 단연 하이테크산업 의존도가 높고 따라서 실업율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산타클라라 카운티 실업자들이 입게 된다. 산타클라라의 경우 지난 10월 현재 실업자가 6만9,300명(취업인구는 91만6,300명)으로 7.6%의 높은 실업율을 보이고 있고 몬트레이(7.0%) 알라메다(6.4%) 산타크루즈(6.4%) 샌프란시스코(6.1%) 등도 6%이상 높은 실업율을 보이고 있다.

◇베이지역 카운티별 취업자 및 실업자 현황(2003년10월 현재) : 카운티=취업자(실업자, 실업율)
▷산타클라라=91만6,300명(6만9,300명, 7.6%) ▷몬트레이=19만9,100명(1만3,900명, 7.0%) ▷알라메다=78만1,800명(4만9,700명, 6.4%) ▷산타크루즈=14만5,000명(9,300명, 6.4%) ▷샌프란시스코=42만3,300명(2만5,900명, 6.1%) ▷솔라노=21만9,900명(1만2,200명, 5.6%) ▷콘트라코스타=53만5,700명(2만7,600명, 5.2%) ▷산마테오=38만6,200명(1만7,900명, 4.6%) ▷소노마=27만2,200명(1만1,800명, 4.4%) ▷나파=7만3,100명(3,000명, 4.1%) ▷마린=13만5,700명(4,800명, 3.5%)
※가주 전체=1,775만2,400명(112만8,300명, 6.6%)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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