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의 홍승훈 행장(55)이 부임 3개월만에 전격 사임,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홍 행장은 2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행장은 차기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벤자민 홍 이사장이 임시행장을 맡는다.
홍 행장은 갑자기 사퇴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너무 힘들었다고 말해 그동안 경영진과 이사회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었음을 시사했다.
홍 행장은 또 현재 은행의 입장과 이사회의 입장을 고려, 사퇴이유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기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하면서 ‘자의반 타의반’ 사임이라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번 홍 행장의 조기 도중하차의 배경에는
▲홍 행장과 홍 이사장의 눈에 보이지 않는 대립으로 은행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홍 행장은 조기에 직원들을 장악하는 못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을 분석하고 있다.
벤자민 홍 이사장은 이번 홍 행장의 사임과 관련, 이사회에서 고민 끝에 어려운 결정을 했다. 은행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말했다.
홀로서기 행장 KO 패나라은행 홍승훈 행장의 전격 사임은 당초 홍 행장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홍 이사장과 취임 후 홀로서기를 위해 홍 이사장과 거리를 두려고 했던 홍 행장과의 대립에서 신임 홍승훈 행장이 일방적으로 KO패 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홍 행장 재임동안 일부 이사들이 ‘은행 분위기 파악’ 등을 명분으로 직원들을 면접하는 등 ‘행장 흔들기’ 인상까지 주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사회의 의도적인 해임조치가 아닌가하는 의혹마저 사고있다.
관계자들은 우선 ▲무려 9년간이나 재직했던 벤자민 홍 이사장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행장이 은행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기도 힘든 3개월밖에 안됐고 ▲지난 10월의 경우 은행 수익이 기록적인 130만 달러에 달했으며 ▲주식가격도 약 20%가 오르는 등 표면적으로 볼 때 경영상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도 이사회가 갑자기 해임 결정을 내린 것은 행장의 능력보다는 이사장의 개인적인 감정이 더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행장이 민 김 전무의 보직변경 등 은행 인사 또는 업무와 관련 이사장과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벤자민 홍 이사장은 이번 홍 행장의 전격 사임과 관련, 내부적인 사정이라고만 전하고 그러나 긴급하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이사는 짧은 기간에 행장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홍 행장이 ▲벤 홍 전행장의 신속한 결정, 카리스마적 경영에 길들여졌던 나라은행 직원 및 이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이사회에 자신의 경영방침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으며 ▲민 김 전무의 보직 교체 이후 직원 장악에 실패한 한 점등이 중도하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나라은행의 한 직원은 ▲벤 홍 전행장의 사무실이 5층에 입주해 있는 데다 ▲홍 행장 취임 직후부터 ‘연임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상한 소문이 나돌면서 행장을 중심으로 직원이 단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행장을 지원해야할 이사회나 간부들도 행장의 이같은 어려움을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홍 행장의 사임은 지난 98년 한미은행 민수봉 행장이 임기만료를 수개월여 남겨두고 사임한 것을 비롯 올 4월 한미은행의 육증훈 행장이 두 번째 임기 2년여를 남겨두고 사임한 이후 세 번 째이다.
☞홍승훈 행장 인터뷰<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