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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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2003-11-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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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창]

▶ 이운선<주부>


#감사 1

미국에 와서 낯설고 잘 적응되지 않았던 것 중 하나가 ‘팁(Tip)’이었다. 많은 이들처럼 나 또한 가장 아깝게 생각했던 돈이라 최소한의 돈만을 지불해왔었는데, 팁과 관련된 여러 가지 글들과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것은 아까운 돈이 아? 灸?나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준 이들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말하자면, 사고방식의 변화인 셈이다. 그러나, 팁을 받는 일에 종사하는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인들의 이 제도에 대한 사고방식과 태도의 변화는 그리 쉽지 않은 모양이다. 잊고 그냥 가는 손님, 잊은 척 하는 손님 등등 외국인 동료들 보기에 낯뜨거운 일이 비일비재 하다고 하니 말이다. 그 뿐만 아니다.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의 한인들의 태도는 너무나 무례하여 낯이 붉어질 때가 많다고 한다. 백인들은 물론이고, 우리와 피부색이 비슷한 일본인 중국인 그리고, 동남아시아인들도 물건을 고를 때 도와준 것이나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사게 된 것에 꼭 감사를 표현하는데, 한인들은 10명 중 5~6명은 그 흔하디 흔한 ‘Thank you’라는 말없이 그냥 가거나 Tax를 떼달라고 한다니 ‘문화인’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감사 2

미국에서 가장 큰 2대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Thanks Giving)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미 대륙에 첫발을 디뎠던 청교도들이 첫 해의 수확을 거두고 신에게 감사의 예배를 드린 것에 유래한다는 이 절기는 우리의 추석과 비슷해 보여 왠지 정겹다. 그리고, 나에겐 미국에서 맞는 첫 추수감사절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기도 하다. 어젯밤 잠이 쉽게 들지 않아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면서 올 한 해 동안 감사했던 일들을 떠올려 보았는데, 우리가 참 감사해야 할 일들이 많음? 〉?불구하고 항상 불만족스러워 하고 불평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놈 때문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이 욕심이라는 놈은 우리의 약한 감정의 두 발목을 꽉 부여잡고 우리를 자꾸만 밑으로 가라앉게 만들어 삶의 만족과 감사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 같다.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엔 내 삶의 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욕심을 과감하게 떼어버리고 가벼운 걸음으로 감사를 나누며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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