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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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딛고 검도왕 차지

2003-11-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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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코드 고교 배한웅 군, 제 1회 북가주 어린이 검도대회서


22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오클랜드 ‘사랑의 선교교회’(담임목사 박 사무엘)에서 제1회 북가주 검도왕 대회가 열렸다. 이 교회 아가페 검도 선교부가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청각장애를 딛고 검도수련과 신앙생활을 겸해온 배우리(15) 배한웅(14) 남매 등 12명이 출전해 가족들의 열띤 응원속에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겨뤘다.

남녀부와 고교부 등으로 나눠 돌아가며 일전을 치른 이날 대회에서 콩코드하이 10학년 배한웅군은 청각장애로 심판의 지시사항을 잘못 알아듣는 등 불리함속에서도 날렵하고 매서운 검술을 선보이며 3연승을 기록, 고교부 우승과 대회 최우수상(MVP) 트로피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양쪽 모두 청각장애를 앓아 보청기를 끼어야 하는 배군은 특히 3차전과 결승전에서 상대의 공격을 살짝 피하며 번개같은 머리치기로 1점을 먼저 뽑은 뒤 또다시 카운터블로 허리치기 공략으로 1점을 보태며 완승을 거둬 박수갈채와 탄성을 자아냈다. 배군의 누나 배우리양은 동생에 이어 고교부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밖에 성국화 김우희 제프 김빌리 등 4명이 배한웅군과 함께 각 부문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한형준 최연직 한조이 제레미 군 등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또 지난 1년동안 성실한 교회활동과 검도수련에 모범을 보인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우수상은 최기원 김우희 김덕호 군 등 3명에게 돌아갔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는 일부 출전자들이 경기가 끝난 뒤 심판의 ‘비김’ 판정을 ‘시작하라(Begin)’는 뜻으로 알고 겨루기 자세를 취하는 등 서툰 한국어 때문에 웃음보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회 진행을 도와주기 위해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직접 올라온 김필수 재미 대한 검도회 회장은 검도는 칼을 쓰는 운동인 만큼 여느 운동보다 고도의 정신력 집중력이 요구되는 운동이라며 검도를 익히면 학습의 집중력도 높일 수 있다고 검도 예찬론을 펼쳤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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