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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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집행부 갈등... 공중 분해위기

2003-11-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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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협회 어디로 가나

▶ 전 회장측 임시총회 추진

‘해체냐, 존속이냐 아니면 제3의 선택인가.’
회장단 및 임원 전원사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워싱턴한인비즈니스협회(이하 협회)의 진로에 한인상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협회는 스티브 김 회장, 박성만 이사장등 집행부 전원이 전임 집행부와의 갈등을 빚으며 지난달 30일 사퇴하면서 공중분해된 상태.
이에따라 최근 D.C.정부가 정책 수렴을 위해 마련한 시민회의에 한인 상인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협회 연례행사인 연말파티와 장학금 지급계획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D.C. 내 그로서리, 리커스토어, 캐리아웃등 소상인들의 권익기구인 협회의 좌초로 한인 상인들은 권익을 대변할 창구가 사라진다는 우려를 금치못하고 있다.
한 상인은 “그동안 워싱턴식품협회(회장 박만출)가 유명무실해지면서 비즈니스협회가 한인상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며“당장 맥주 판매, 범죄 피해등 여러 문제가 생겨도 상의할 창구역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또 D.C. 정부나 식품주류회사등으로부터 한인상인들의 대외신인도 추락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01년 창립한 워싱턴한인비즈니스의 분열 사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말 홍진섭 부회장, 정종만 이사장등이 신선일 당시 회장에 반기를 들면서 홍역을 앓다 올해초 겨우 수습됐다.
그러나 정상화 8개월만에 다시 협회 내부 불협화음으로 2차 파동이 터져나온 것.
이번 파동은 협회 임원 인사와 인계인수를 둘러싼 신구 집행부의 알력에서 발단됐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지난 8월 회장으로 추대된 김 회장이 김형진 사무총장등 전 집행부 인사들을 완전 배제하고 새로운 얼굴들로 3기 조직을 구성하면서 불화의 싹이 텄다는 것이다.
여기다 협회의 재무 관련 서류들의 인계인수가 미흡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증폭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스티브 김 회장은 “협회가 일을 제대로 하려면 신진 인사들을 수혈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를 전임 집행부측에서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인계인수에 비협조적으로 나온 것 같다고 18일 말했다.
그러나 신선일 전 회장측은 “인계인수는 오성섭 전 사무총장으로부터 장부를 못받아서 그런 것이라고 일축한 후“갑작스런 사퇴는 이해가 안가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김 회장 체제의 사퇴이후 양측의 접촉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얼마전 이영환 전 이사장의 주선으로 사태 수습을 위한 양측간 회동이 추진됐으나 김 회장측의 불참으로 불발됐다.
현재 양측의 격앙됐던 감정은 상당히 가시었으나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게 서로의 인식이다.
김 회장은“지금 상태로는 저쪽(신회장측)을 만날 계획이 없으며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말해 협회와 거리를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상황이 변하면 한인상인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길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협회 진로나 자신의 거취와 관련 모종의 구상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창업주’인 신선일 전 회장측은 협회 재건쪽에 비중이 실려 있다. 지난 3년동안 갖은 어려운 여건속에 성장시켜온 협회가 문을 닫게끔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이에따라 신 전회장측에서는 조만간 임시총회를 열어 협회의 진로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임시총회에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한 후 임시 지도부를 선출하고 정상화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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