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바보일까 가짜 바보일까
2003-10-08 (수) 12:00:00
▶ [화제]
▶ 산호세 소녀납치 성폭행범 크루즈 둘러싸고 법정논쟁
데이비드 몬티엘 크루즈-. 몇년 전 미국땅을 밟은 멕시코 출신의 이 24세 청년은 지난 6월6일 사우스 산호세에서 ‘간 큰 범행’을 저지른다. 비명을 듣고 뒤쫓아온 어머니와 오빠까지 두들겨팬 뒤 9세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한 것. 천만다행으로 소녀는 이틀만에 팔로 알토의 한 리커스토어에서 풀려났지만 그의 대담한 행각을 접한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국 쇠고랑을 찬 크루즈가 이번에는 ‘바보 논쟁’으로 화제의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가 지능지수(IQ) 58밖에 안되는 지독한 바보라며 처벌불능을 주장하는 변호인과 평소 정상인과 별반 다름없이 행동했으면서 이제와서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잔꾀를 쓰고 있다는 검찰측이 팽팽하게 맞붙은 것이다.
7일 시작된 법정 신문에서도 양측은 갖가지 증거와 정황을 들이대며 ‘진짜 바보냐 가짜 바보냐’ 논쟁을 벌였다. 검찰은 특히 크루즈가 범행 이전 근무했던 산호세 다운타운의 한 잡화점 종업원 등 주변사람들 증언을 토대로 ‘바보 아님’을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변호인은 IQ테스트 성적표와 정신감정 의뢰서 등 ‘바보 증명’에 열을 올렸다.
변호인은 또 크루즈가 어린 시절 부모의 심한 구타로 자주 의식을 잃는 등 가정학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멕시코에 사는 부모를 직접 출두시켜 참고인 진술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검찰은 어린 시절 학대와 십수년뒤 저질러진 범행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일축하고 크루즈에 단죄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크루즈는 과연 법의 사슬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도 그는 진짜 바보일까 영리한 바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