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흥분 충만한 감의 최후

2003-08-02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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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회자 칼럼

▶ 장인식 목사 (아틀란타 장로교회)

감이 살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 감은 너무 못 생겨서 친구들이 모두 감자라고 놀렸습니다. “감자..감자.."
평소에 이점에 대해 기분 나쁘게 생각하고 있던 우리의 감. 불행히도 길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의사가 이 감의 친구들에게 주의를 주었습니다. “지금 환자는 안정이 필요합니다. 조금이라도 흥분하면 홍시가 되어 터져 죽습니다. 주의하세요."
감의 친구들은 이제 더 이상 감을 감자라고 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각각 한마디씩 했습니다. “감, 괜찮니’ 감아! 그 동안 미안했어. 감" “감, 빨리 나아라." 그러나 단단히 삐져 있던 우리의 감. 친구들의 위로에 돌아보지도 않고 눈감고 못들은 체 가만히 누워있었습니다. 그러자, 어느 한 친구가 감에게로 살며시 다가가 한마디했습니다. “감, 자? "

감은 흥분 충만하여 홍시가 되어 터져 죽고 말았답니다.
절망으로 충만하여 터져 죽은 한 일가족의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한국에서 들려온 이 안타까운 소식은 생활고에 시달려온 30대 주부가 세 자녀와 함께 고층아파트에서 뛰어내린 동반자살 사건입니다.

사고 직전 “엄마, 나 죽기 싫어” 하는 여자 어린이의 울부짖는 소리가 몇 차례 들렸다고 하니, 살고 싶어 버둥대는 아이의 마지막 안간힘이 더욱 안쓰럽게 만듭니다. 숨진 주부는 남편이 3년 전 실직한 뒤 카드 빚 등 3천 만원을 갚지 못해 시달려 살아 왔다고 합니다.


얼마나 살기가 힘들었으면 그랬을까요. 풍요의 세상에서 아직도 수많은 이웃들이 극심한 가난과 소외감 속에서 의지할 데 없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그늘진 자화상을 이 사건은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오죽 했으면’이라는 연민과 함께‘아무리 그렇더라도’하는 안타까움이 엇갈려 지나갑니다.

감이 흥분 충만하여 홍시가 되어 터져 버린 것처럼 이 불쌍한 엄마는 좌절 충만하여 그만 터져 죽고 만 것입니다. 그것도 죄 없는 세 자녀들을 데리고 말입니다. 우리 이민 사회에도 이러한 예를 수없이 들 수 있습니다. 절망의 충만이, 인종차별의 충만이, 생활고나 부부갈등의 충만이 사람을 터져 죽게 만듭니다.

우리들에게 충만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령 충만 입니다. 그것은 아무리 충만해도 터져 죽는 법이 없고 도리어 기쁨과 평안과 희락을 줍니다. 그리고 아무리 큰 절망과 좌절이라도 성령 충만은 희망과 소망으로 이끌어 갑니다.
각박한 이민 생활을 꾸려 나가시는 한인들을 위해 기원을 합니다. 성령 충만해서 승리하시고 또 기쁨을 누리면서 사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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