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입지(立志)

2003-07-2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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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창]

▶ 쟈넷 김<자영업>


어느 고등학교 클래스에서 학생들에게 장래의 꿈을 말해보라하니 많은 수의 학생들이 결혼해서 애들은 몇을 가지고, 애완동물은 어떤 것, 좋은 차 좋은 직장등의 아주 평범하고 소박한 꿈을 얘기 하더란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 했던가, 지난 세월 지구촌은 여기저기에서 난세를 거듭했고 많은 고통의 터널을 지나왔다. 잠깐의 태평시대가 지나면 또 분열과 싸움의 연속. 한나라안이 그랬고, 국가간의 이해의 반목, 이념의 대립, 심각하게 종교간의 갈등이 그것이다. 그 와중에서는 자신의 안일만을 꿈꾸기에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었기에 웬만한 장부라면 난세를 평정하여 모든 이들과 함께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큰 포부를 가슴에 품었었다.
지금은 근세 산업혁명이후 물질문명이 발달함으로써 너, 나 할 것 없이 물질적인 충족이 인생의 가치기준이 되어 버리고 그것을 누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게 우리네 꿈이라면 꿈이 되어 버렸다.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육도 어릴 때부터 공부 열심히 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직장을 잡아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내나라 한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온갖 학원에, 남보다 뒤질세라 어린아이 때부터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닦달을 한다는데, 진정 교육은 인성을 조화롭게 개발하고 바른 인격으로써 나와 남을 이롭게하는 삶의 자세를 가르침으로써 더불어 잘 사는 길을 알도록 깨우쳐 주는 것이리라.
먼 옛날 공자님께서는 20대에 학문과 진리가 있는 줄을 알고 30대에 뜻을 세우고 나아가다 이리저리 부딪히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며, 때에 따라 겉잡을 수 없는 혼란 속에 휘말리기도하고, 끊임없이 부딪히는 현실 속에서 욕망과 한판씨름도 해보고, 망연자실한 절망 속에서도 한가닥 희망을 놓치지 않고,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허전함 속에서도 다시 살아나는 온몸으로 부딪히는 30대를 거쳐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불혹의 40대를 지나 인생 70을 넘기고서야 겨우 말과 행동이 순화에 저절로 맞아들어 간다고 하셨지 않는가!

그러나 사람에 따라 숫자로 표시되는 나이가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처해진 상황에 따라서 10대에 일찍 인생의 뜻이 세워질 수도 있고 50세 아니 60세를 넘어서라도 자신의 바른 삶의 목표가 세워질 수도 있으리라. 어느 때이든 스스로 깊게 자각이 되어 자신의 인생의 뜻이 정해진다면 그야말로 그때가 바로 입지 소생!!
정작 슬프고 안타까운 것은 평생 왜 사는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라는 아주 근원적인 문제한번 자신에게 던져보지 못한 채 삶의 목표가 뚜렷하게 서지 못함일 것이고, 또 세워졌다해도 세파에 시달리며 순간순간의 유혹에 마음을 허락해서 적당히 살아버리기가 쉬우니, 정말이지 연습이 아닌 한번뿐인 이 인생길, 순간은 지루하면서도 어느사이 화살같이 지나가 버리는 시간 속에서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이 삶에 감사하며 내 입지는 흔들리고 있지 않은지, 나의 인생의 지조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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