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땅을 파는 멧돼지

2003-07-1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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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회자 칼럼

▶ 장인식 목사(아틀란타한인장로교회)

배고픈 멧돼지 한 마리가 숲 속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먹을 것을 찾아서 헤매고 다닌 지 몇 일이 되었습니다. 큰 나무 밑을 지나는데 몇 개의 빨간 열매를 발견을 했습니다. 입을 대 보니 꿀과 같이 달았습니다.

바로 너무 익어서 제 흥에 겨워 떨어진 홍시 감들이었습니다. 배고픈 김에 얼마나 잘 먹었는지 배도 부르지만 그 맛이라는 것이 기가 막히는 것이었습니다. 떨떠름한 도토리와는 비교가 안되었습니다. 다 먹고 배부른 다음에 멧돼지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이 어디에서 나왔을꼬?

그는 결론 내리기를 땅속에서 솟아 나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땅을 파기 시작을 했습니다. 파도 파도 홍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자갈 속에 작은 도토리들이 섞여 나왔습니다. 멧돼지는 곧 홍시 감이 나올 것이라고 믿고 소망을 가지고 힘을 더 내어 팠습니다.


파다 보니 큰돌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홍시를 위해서라면 그러한 장애물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힘을 내어 팠습니다. 주둥이는 피가 나고 살이 헤어졌습니다. 그러나 몇 일을 파고 파도 홍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땅만 파다가 기만 기진맥진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이길 만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져 먹고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홍시를 찾지 못하고 멧돼지는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죽는 구나 하며 앞이 아른아른 하여 벌러덩 드러누웠습니다. 그런데 눈앞에 무언가 빨간 것들이 가물가물 그렸습니다. 꺼져 가는 정신을 마지막으로 차려 다시 보니 그것이 바로 그렇게도 찾고 찾던 홍시 감이었습니다.

멧돼지의 마지막 말을 외치며 죽어 갔습니다. “후손들이여 들어라! 홍시는 하늘에 있다!"
맞습니다. 홍시는 감나무에서 열리며 위를 쳐다보아야 그 열매를 볼 수가 있습니다.

이 말을 영적으로 대입해 본다면 우리의 진정한 복은 하늘에 있다고 해석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 사도 바울은 복은 하늘에서 내려오고 그 복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다는 의미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그 멧돼지는 그나마 나둥그러졌길레 홍시가 위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죽었지만 주둥이를 땅에 묻은 채로 죽은 멧돼지는 그것마저도 모르고 한 많은 세상을 떠날 것입니다.

지금도 이 세상에는 땅을 죽어라고 파고 있는 불쌍한 멧돼지들이 많이 있습니다. 참으로 하늘의 신령한 복을 아는 사람으로서 그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멧돼지가 후손에게 주는 교훈은 바로 우리를 위한 교훈입니다. 우리 자신들을 한번 깊게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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