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태리 식당 ‘라 루나 리스토란테’La Luna Ristorante

2003-06-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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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 깔끔 전채요리에 ‘홀딱’

귀족적 실내 분위기 유명 스타들 단골
각종 해산물, 야채요리에 정통 피자도

카페와 은행, 아담한 부티끄들이 밀집해 있는 라치몬트 빌리지(Larchmont Village)는 유럽의 골목길을 산책하는 듯한 정서가 느껴지는 곳. 레스토랑들도 많아 이태리 식당만 하더라도 6개나 되지만 라 루나 리스토란테(La Luna Ristorante)만한 데가 있을까.
라루나는 가까이 있는 파라마운트 영화사 손님들이 자주 찾아와 심심찮게 유명한 배우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맛깔스런 이태리 식당이라 하루가 멀다하고 찾으면서도 아직 질리지 않았으니 음식 맛 하나는 알아주어야 할 듯.
성처럼 높이 솟은 검은 색 철문은 귀족적 분위기로 고객을 맞는다. 낮 시간 파라솔 아래서 거리에 가득한 햇살과 함께 식사를 즐기려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삶의 여유가 가득 느껴진다. 입구 쪽의 다이닝룸에는 메디치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금빛 커튼이 우아하게 드리워져 있고 이태리 사진 작가 크레센조 노타릴레(Crescenzo Notarile)의 자연과 누드를 조화시킨 예술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열린 주방을 지나가면 전혀 다른 세상. 오래된 건물의 효과를 낸 벽면은 로마의 유적지처럼 유서 깊어 보이고 그 위에 그려진 그림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틴 성당 천장벽화 ‘천지창조’ 와 많이 닮았다.
그 영향 때문일까. 가운데 심겨진 나무 한 그루가 마치 에덴 동산을 지키는 선악과처럼 보이는 이유는. 자그마한 분수대와 프레스코화로 꾸며진 이 공간은 자연 채광으로 더욱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긴다. 밤에는 하늘의 별과 달도 들여놓아 말 그대로 라 루나(La Luna)와 라 스텔라(La Stella)를 실컷 즐길 수 있다.
열린 주방 앞으로는 주방장인 로베르티노 죠바넬리(Robertino Giovannelli)의 어린 시절 사진들이 진열돼 있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프로슈또와 치즈를 만드는 그의 빛 바랜 사진들은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웠나를 헤아리게 한다.
꼬마 때 요리사 유니폼과 모자로 단장하고 포즈를 취한 것은 자신의 운명을 예견해서였을까. 바로 그 앞에서 자신이 만든 후식을 들고 사진을 찍자고 하니 영 쑥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로베르티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마르께(Marche) 지역의 세냘리아(Senigallia)라는 작은 도시. 동으로는 아드리아해를 바라보며 서쪽으로는 볼로냐(에밀리아 로마냐), 피렌체(토스카나), 페루지아(움브리아), 로마(라지오), 라귈리아(아브루지)를 면하고 있어 가장 화려하게 꽃 핀 이태리 도시들의 다양한 요리를 모두 영향받은 지역이다.
1987년에 미국으로 건너와 4년 뒤인 1991년에 라 루나를 오픈 한 로베르티노는 10년이 넘도록 거의 변함없는 메뉴를 한결 같이 고집하고 있다.
버섯과 양젖 치즈를 패스트리로 둘러 싼 전채(Il Rustico Funghi)는 크림 버섯 소스 맛이 짭짤하면서도 부드러운데 이름처럼 이태리 시골 마을의 소박함을 맛볼 수 있는 요리이다.
카프리 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샐러드(L’insalata Di Capri)는 잘 익은 토마토와 베이즐에 신선한 모짜렐라 치즈와 올리브 오일을 끼얹은 단순한 요리. 맛이 담백하고 깔끔해 전채로 찾는 이들이 많다.
해산물을 곁들인 샐러드(L’Insalata Di Frutti di Mare)는 오징어와 새우 등 쫄깃한 해산물을 씹는 맛이 좋다.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은 파스타 가운데 모시조개를 더한 링귀니 봉골레(La Linguina alle Vongole), 여러 야채가 어우러진 앤젤헤어(Gli Angeli Vegetali), 다양한 버섯과 크림 소스의 조화가 일품인 홈메이드 파스타(Lo Strozzaprete con Funghi & Piselli),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게 들어간 스파게티(Lo Spaghetto Mare)는 언제 먹어도 항상 만족스럽다.
생선 요리와 고기 요리도 신선한 재료를 맛깔스럽게 요리해 선보이며 딸림 접시로 나오는 시금치와 감자 요리도 짭짤한 것이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라 루나에서는 또한 이태리 본토에서와 같은 맛의 피자를 즐길 수 있다. 얇게 빚은 피자 반죽에 신선한 토마토 소스와 모짜렐라 치즈가 더해진 피자 마게리타(LA Pizza Margherita), 페스토 소스 위에 토마토와 잣을 뿌린 제노바식 피자(La Pizza Genovese)는 물론이고 마우이 양파 볶음과 고곤졸라 치즈를 더한 피자 치폴레(La Pizza alle Cipolle)의 맛은 나폴리의 유명한 피자리아라도 온 것처럼 훌륭하다.

Tips


▲종류: 이태리 요리. ▲오픈 시간: 런치는 월-토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디너는 월-목요일은 오후 5시30분-10시. 금·토요일은 5시30분-10시30분. 일요일은 디너만 오후 5시-10시. ▲가격: 런치 전채는 5-11달러, 파스타는 8-12달러, 메인 디쉬는 17-18달러, 피자는 8-13달러. 디너 전채는 7-15달러, 파스타는 11-16달러, 메인 디쉬는 23-29달러. 피자는 9-14달러. ▲주차: 스트릿 파킹. ▲주소: 113 N. Larchmont Bl. Los Angeles, CA 90004 한인타운에서 3가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Larchmont Bl.를 만나 우회전해 올라가다 보면 2가를 지나 왼쪽으로 나온다. ▲예약 전화: (323) 962-2130.


▲종류: 이태리 요리. ▲오픈 시간: 런치는 월-토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디너는 월-목요일은 오후 5시30분-10시. 금·토요일은 5시30분-10시30분. 일요일은 디너만 오후 5시-10시. ▲가격: 런치 전채는 5-11달러, 파스타는 8-12달러, 메인 디쉬는 17-18달러, 피자는 8-13달러. 디너 전채는 7-15달러, 파스타는 11-16달러, 메인 디쉬는 23-29달러. 피자는 9-14달러. ▲주차: 스트릿 파킹. ▲주소: 113 N. Larchmont Bl. Los Angeles, CA 90004 한인타운에서 3가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Larchmont Bl.를 만나 우회전해 올라가다 보면 2가를 지나 왼쪽으로 나온다. ▲예약 전화: (323) 962-2130.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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