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대기업‘CJ’식품도매업 진출

2003-04-2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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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기업이 미주 식품도매업계에 뛰어든다. 한국의 종합식품업체 CJ의 미주현지법인 CJ아메리카(법인장 임종현)는 마켓 및 요식업계 합해 총 15억 달러로 추산되는 한인 식품수요시장을 상대로 그간 로컬 도매를 통해 소매에 납품해온 간접판매 방식에서 소매 직거래형 도매체제로 탈바꿈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중소 규모인 로컬 한인 도매업계는 물론 한인식품을 취급하는 일본 대기업들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CJ는 이를 계기로 현재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하는 제품의 종류와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어서 여타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CJ는 도매화에 대해 ▲본격적인 주류시장 공략 ▲식품 종류의 다양화 ▲제품의 질과 가격 경쟁력 향상 등을 꼽으면서 서부지역 도매 인프라를 갖춘 뒤 동부로 확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CJ아메리카 관계자는 “간접판매 체제에서는 냉장·냉동이나 신제품 등 다양한 식품 공급에 한계가 있다”며 “고기 함유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도 심해 로컬 생산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CJ는 자사제품 위주로 전문화해 백화점식으로 종합 아이템을 취급하는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 한다는 계획이나, 로컬 도매업계는 자본력과 생산체제를 갖춘 한국 유수 기업의 제품군이 대거 유입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다. 덩치와 자금력에서 밀리는 중소 도매업체들이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조기반을 갖춘 기업형 식품업체의 등장으로 한인 식품유통업계가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기업형 인프라가 구축되면 소비자들은 양질의 제품을 더 싼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CJ측은 궁극적으로 주류 마켓을 겨냥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본업체인 JFC나 니시모토가 연 수억 달러 매출을 올리며 아시안 식품 대표 기업으로 성공한 반면 한국 음식은 타이, 베트남 음식보다도 타 인종에게 덜 알려져 있다”면서 “소수계 시장부터 파고들어 한국의 대표 식품업체로 주류서 우뚝 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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