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대형마켓 와인섹션

2003-04-23 (수)
크게 작게

한인타운에서 와인이 뜨고 있다.

최근 마켓에서 와인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한인타운의 대형 마켓들은 와인섹션을 대폭 늘이고 보강하는 등 와인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는 한인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다.
아씨 마켓은 지난 구정 이후 구정 물품들을 다 치우고 시즌 특별 상품을 전시하는 자리를 아예 와인 섹션으로 확장하여 많은 와인들을 진열해 놓았다.
플라자 마켓은 와인을 특별히 좋아하는 주인의 취향에 따라 전문 와인샵 못지 않은 수준높은 셀렉션을 자랑한다.

갤러리아 마켓은 들어가는 입구에 이 달의 특별추천 와인을 산처럼 쌓아두고 마켓을 찾는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노년층 고객이 많은 한남체인도 매달 이 달의 추천 와인을 따로 선정, 와인을 처음 접하는 고객들에게 부담없이 권하고 있다.


한인타운의 대표적 마켓들인 플라자 마켓, 한남 체인, 아씨 마켓, 갤러리아 마켓을 둘러보고 각 와인구매 담당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이들의 와인 구비 현황이 미국 마켓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
뒤지지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앞서가는 일면이 있으며 미국 마켓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급 와인과 희귀한 와인들을 갖추고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의 와인 구매자중 약 80%가 수퍼마켓에서 와인을 산다고 한다.
수퍼마켓은 와인 구매자들에게 가장 손쉽게 와인을 접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고, 장을 보면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고를 수 있는 이점이 있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다수 와인 구매자들이 특별히 와인을 사러 따로 와인샵에 가지 않는 것일 것이다.

와인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어디서 와인을 사는 것이 좋으냐는 것이었는데, 전에는 인터넷 사이트나 특정 와인샵을 추천했으나 이제는 한인타운 마켓들도 손색없는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플라자 마켓

시음한 후 판매 전문샵 못지않아
매니저가 수시 나와 구매자 도와

와인 셀렉션이 전문 와인샵 못지 않게 수준급이다.
와인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케빈 박 매니저가 진열된 와인의 40% 가까이 직접 시음한 후 구입을 하고 와인 관련 서적을 틈틈이 읽는 등 전문가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매니저는 수시로 와인 섹션에 나와서 와인을 구매하는 한인들을 돕고 있다.
박씨에 따르면 많은 한인들이 스스로 선뜻 와인을 선택하지 못하고 도움과 권유를 받고서야 구매하는 편이라 그가 와인 섹션에 나와 많은 시간을 할애한 주와 그렇지 못한 주의 와인 매상이 많이 차이가 날 정도다.
프랑스의 중급 와인으로 현지에서 잘 알려진 로발(Loval) 와인은 병당 4.99달러의 가격 때문인지 하루에 4~5 케이스씩 판매하고 있는 인기 품목이다. 또 미국 마켓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몬다비 라 파밀리아 와인과 페스 파커의 머스캣 등과 함께 한인들이 선호하는 화이트 진판델의 경우 여러 종류를 갖추어 놓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미국 등의 와인을 골고루 갖추었으며 약 60%가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이다. 특별히 어느 한 품종에 치중하지 않고 갖가지 품종을 고루 갖추어 놓은 것이 돋보였다. 값비싼 고급 와인들을 따로 진열해 놓았으며, 생산 물량이 한정되어 구하기 힘든 오퍼스 원은 진열하지 않고 따로 찾는 손님들에게만 판매한다. 오퍼스 원의 권장 가격이 대략 190달러를 상회하는데 반해 플라자 마켓에서는 약 135달러에 판매를 하고 있다.



아씨 마켓


규모 가장 크고 각나라 와인 종류 다양
희귀· 최고급품 많아 관광객들에 인기

와인 섹션이 타 마켓에 비해 가장 크고, 구비해놓은 와인의 양도 가장 많다. 올해초 시즌 특별 상품을 전시하던 자리를 아예 와인 섹션으로 확장하여 많은 와인들을 진열해 놓은 것. 적포도주가 백포도주보다 훨씬 더 많고, 캘리포니아 산 와인이 가장 많지만 프랑스, 호주, 칠레산 와인들도 많은 종류를 구비해 놓은 것이 돋보였다. 와인구매 경력 2년째인 임창룡(39) 매니저는 타운 내 경기가 좋지 않으므로 7~8달러에서 15달러 가격대의 와인을 주로 구비해 놓았으며, 소비자 권장 가격이 20달러인 와인들을 15달러에 낮춰 판매하는 것이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전략이라고 하였다.
아씨 마켓에서는 특별히 샤토 마고, 무통 로쉴드, 라피트 로쉴드 등 평소에 구경하기 힘든 최고급 프랑스산 와인들을 전시해놓고 있어서 눈을 즐겁게 한다. 주로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선물용으로 구입한다고 하는데, 가격은 299달러에서 349달러이지만 그래도 한국보다는 훨씬 싼 가격이다.
임씨에 의하면 아씨의 와인 판매량은 타운 내 최고를 자랑하는데 연령별로 40~60대는 마니셰비츠와 같은 단 맛의 적포도주를, 20~30대는 향이 부드러운 캘리포니아산 멜로를 선호한다. 아씨마켓서는 4월 한달동안 와인을 20달러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와인 오프너를 증정하며, 여름에는 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특별 기획상품을 계획 중에 있다.



한남체인

노인 ·초보 고객 고려한 셀렉션 훌륭
고객성향 맞춰 달마다 추천와인 선정


와인 섹션이 다른 마켓에 비해서 작은 편이지만 노인과 와인 초보자 고객들의 성향을 고려한 셀렉션이 훌륭하다.
와인구매 담당자 민 준(33) 매니저에 의하면 한남체인 고객의 연령층이 높은 편이므로 와인보다는 소주, 정종 등의 한국산 술의 판매가 더 활발한 편이라 와인 섹션을 늘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고객 성향에 맞춰서 매달 이 달의 추천 와인을 따로 선정하여 고객들에게 권하고 있는데, 4월의 추천와인은 1999년산 로버트 몬다비의 나파 밸리 멜로이다.
한남 체인에서는 대부분의 와인 가격이 20달러 미만으로 저렴한 편이고, 특별히 건강을 위해 와인을 구매하려는 노인 고객들을 위하여 초보자들도 쉽게 마실 수 있는 달콤하고 포도 주스 비슷한 맛의 마니셰비츠 (Manischewitz) 아메리칸 콩코드 포도 코셔 (Kosher) 와인을 2.99 달러의 싼 가격에 대량 구비해놓고 있다. 한국산 마주앙 와인도 구비해 놓았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서 잘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와인구매 경력 2년차인 민 준씨는 와인 도매상에서 실시하는 시음회에 매년 1~2회씩 참석하여 시음을 하고 새로운 와인에 대한 지식을 넓혀가고 있다.

갤러리아 마켓

매달 추천와인 특별가격으로 세일
여성· 젊은층 타겟 디저트용 제공

들어가는 입구에 이 달의 특별 추천 와인을 산처럼 쌓아두어서 마켓을 찾는 모든 고객의 눈길을 끈다.
이 달의 와인은 캘리포니아산 본테라 머스캣. 375ml 한 병에 9.99달러의 특별 가격에 세일하고 있다. 주 고객층이 타 마켓에 비해 젊은 편이라 여성 구매자를 타겟으로 부담없이 달콤한 디저트 와인인 머스캣을 기획 상품으로 정한 것. 본테라 머스캣은 권장 가격이 20달러인데 9.99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로 캘리포니아산 와인들을 20달러 미만에 다량 구비하고 있고, 샴페인도 10여 종류를 구비해 놓고 있다. 경력 10년의 스캇 정 매니저는 와인을 구매하는 손님을 도울 수 있는 정도의 와인 지식을 갖추기 위해 도매상에서 실시하는 와인 시음회에 참석하고, 전문 서적을 구입하여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