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업소 웨스턴가 ‘파이퍼스’
2003-04-18 (금) 12:00:00
타운에 몇 남지않은
미 정통 식당 ‘자부’
한인타운에도 꽤나 유서 깊은 미국 식당이 있다.
웨스턴가에 자리잡은 ‘파이퍼스’가 그 곳. 한인타운이 형성되기 훨씬 전인 지난 1964년 문을 연 이 식당은 한 때 베벌리힐스의 백인과 할리웃의 배우들이 주고객이었던 명소로 이제는 타운에 몇 곳 남지 않은 미 정통 레스토랑이다. 특히 10여년 전 만에도 인근에서는 유일하게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러시아계 유대인이 운영하던 이 식당은 지난 98년 안광용씨가 인수하면서 한인 소유가 됐다. 안씨는 특히 파이퍼스를 인수한 후 수 십만 달러를 들여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시설도 노후했기 때문이다. 옛날 분위기에 익숙한 단골 고객들의 반응이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막상 호텔 같은 분위기로 바뀌자 “훨씬 깔끔하고 고급스러워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한다. 한인타운이 형성되면서 백인 주민들이 줄줄이 빠져나갔지만 아직도 이 식당의 고객은 미국인이 한인보다 많다. 이들 중에는 20-30년 된 단골들도 수두룩하다. 이 같은 점을 고려, 맛과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식당 인수 때 셰프와 웨이트리스 등 모든 직원들을 그대로 고용했다. 오픈 당시부터 근무해온 78세의 백인 웨이트리스를 비롯 대부분 직원들은 10~15년 이상을 일해온 베테런들이다.
파이퍼스는 올 초 화재로 문을 닫았다 최근 수리를 끝내고 두 달만에 재개장했다. 안 사장은 “화재 보수로 2개월 동안 영업을 못했을 때 미국인 단골들이 찾아와 ‘파이퍼스가 문을 닫으니 갈 때가 없다. 하루 빨리 문을 열어달라’는 말에 프라이드도 느꼈다”고 전했다.
이 식당의 강점은 24시간 운영에 부담 없는 가격이다. 여기다 미 정통음식의 맛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빵은 물론 수프와 드레싱도 모두 홈메이드. 스테이크와 파스타 등이 전문이지만 한인들의 입맛을 고려해 갈비, 잔치국수, 오뎅 등의 메뉴도 추가했다. 웨스턴가의 대부분 업소들이 협소한 주차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반해 널찍한 파킹랏도 편리하다.
앞으로 파이퍼스는 ‘2대 비즈니스’로 꾸려갈 계획이다. 개업 초기부터 웨이터로 근무, 실무를 익힌 안사장의 아들 제임스 안군은 최근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파이퍼스측은 조만간 입구의 주차장 일부 공간 2,000스퀘어피트 정도를 패티오로 개조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디너메뉴도 추가할 계획이다. 또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미국인 단골들이 자연 감소되고 있는 점을 감안, 젊은 미국인을 끌어들이기 ‘LA위클리’ 등 미 잡지에도 홍보할 작정이다. 222 N. Western Ave. (323)465-7701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