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인 크레딧카드 결제액 15%이상 감소 전망이라크전이 터졌다. 전쟁은 정해진 수순이긴 했지만 타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적잖다. 소비심리가 전시경제 체제로 편입되면 사람들이 우선 움직이려 하지 않고, 돈을 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라크 공습이 시작된 19일 저녁 당장 타운 식당은 평소 보다 손님이 크게 줄었다. 하필이면 이날 저녁 석달간의 준비 끝에 어느 업소를 빌어 파티를 열었던 한인 젊은이들은 생각 보다 적은 참석자와 썰렁한 분위기 때문에 적지 않게 당황하기도 했다. 전쟁 분위기가 물씬 풍겼기 때문이다.
한인들의 소비심리 위축현상은 크레딧 카드 사용에서 잘 드러난다. 타운 한인업소를 중심으로 4,000여 업소에 크레딧 카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뱅크카드 서비스사 제이 박 부사장은 “2월 결제액은 1월에 비해 5%, 3월에는 9%가 줄었다. 전쟁이 시작돼 15%이상 결제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한인들은 보통 전체 지출의 25%를 크레딧 카드로 결제하고 있어 전체적인 소비위축은 이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고가제품 구입을 망설이는 현상도 뚜렷하다. 수 천달러에서 1만 달러를 상회하는 고가 전자제품과 고급 승용차등은 매출감소가 두드러진다.
디지털 코스모스 양성국 매니저는 “벽걸이 플라즈마 TV나 대형TV 등 1만 달러를 상회하는 홈시어터 시스템 판매를 중심으로 매출이 10%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라구나니켈 머세데스 벤츠의 리차드 한씨는 “3월 실적이 20%이상 감소해 전쟁분위기 영향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여행관광 관련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특히 한국관광객 상대 업체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륙백화점 캐티 길 사장은 “한 달전부터 주문을 절반으로 줄이고 비상자금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워왔다”며 “한국관광객의 발길이 상당기간 끊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양여행사 최선희사장은 “아직까지 여행객의 뚜렷한 감소 현상은 보이지 않지만 전쟁임박 소식에 안전을 걱정하는 여행객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며 불안해 했다.
여행기피 현상이 늘면서 타운내 렌트카 업체들은 3월들어 차량 렌트가 20%정도 감소한 상태.
다운타운 의류업계 한인들에게도 전쟁은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 업계 한인들은 3월이 가고 전쟁이 끝나면 뭔가 달라지지 않겠냐며 희망 섞인 기대도 하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원단업체의 한 업주는 거래가 거의 정지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래량이 줄었고 50%이상 줄인 수입물량 마저 소화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가 항만 세관의 컨테이너 검색은 크게 강화돼 하루면 족하던 통관이 1주일이상 걸려 죽을 맛이라고 한다.
전쟁이 조기 종료되면 그래도 경제가 잘 풀리지 않겠냐며 기대하는 한인이 많지만 그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CBS마켓워치의 어윈 켈너박사는 조기종전으로 미경제가 받는 영향은 단기적인 심리 부양효과에 불과하며 이라크전 후에는 북한과 이란 문제가 기다리고 있어 완전한 경기침체 탈출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