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조기승리땐 ‘회복’전망
꼭 3년 전인 2000년 3월10일 나스닥 지수는 30년 역사상 최고기록인 5,048.62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아무도 잔치의 끝을 예견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전쟁 우려로 10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2% 이상 미끄러진 가운데 나스닥 지수는 26.92포인트(2.06%) 밀린 1,287.37을 기록했다. 최고점보다 무려 75%(3761.25 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나스닥의 간판 기술주들은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음을 입증하고 있다. 2000년 봄 당시 101달러까지 치솟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이날 22.95달러로 77%, 시스코 시스템스는 136.38달러에서 13.01달러로 90%, 인텔은 120.19달러에서 15.90달러로 87% 떨어졌다.
닷컴주들의 흥망은 더욱 극적이다. ‘닷컴주’의 효시 아마존의 주가는 99년 4월 210달러(액면분할 감안시 105달러)를 넘어선 뒤 5달러선으로 추락했다 22.88달러로 회복한 상태다.
시장의 리더도 바뀌었다. 3년 전 나스닥의 10대 주식 중 바이오텍 기업이 하나도 없었으나 현재는 주가 4위에 앰젠이 자리잡고 있다.
텔리컴 업계는 눈에 띄는 후퇴를 보였다. 6위였던 MCI 월드컴은 회계 부정의 여파로 아예 지수 산출 기업에서 탈락했고, 10위 JDS 유니페이즈는 54위로 추락했다. 변하지 않은 점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시스코 시스템스이 여전히 탑 3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프루덴셜증권 마이클 임 부사장은 “한인들은 떠날 사람은 1년전 이미 나스닥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거래없는 관망세”라며 “나스닥이 2500~3000선으로 회복돼야 투자자들이 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증권 김용수 사장은 “전쟁이 빨리 끝나고 유가가 내려가면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일부 주식은 이제 매력적인 수준으로 주가가 내려간 것으로 판단, 장에 들어갈 타이밍을 재는 한인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장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