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기침체 물렀거라”

2003-03-08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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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업소들 다양한 타개책

비한인 타겟 영어구사 2세 채용 늘리고
비회원에도 상품권·쿠폰 우송
타운에 없는 퓨전메뉴 집중 개발

경기침체의 터널이 길어지면서 타운 업소들이 다양한 타개책을 내놓고 있다. 영업이 부진하면 재고처리, 자금유통 등의 목적으로 가격할인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요즘 오너들은 팔짱끼고 기다리느니 뭐든지 도전해보고 본다는 주의로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경기침체일수록 더 바쁜 이들의 극복 방안을 유형별로 나눠봤다.


◆고육지책형: 타운의 대표적 부페식당인 ‘신라’의 경우 과감한 인적교체를 단행했다. 동고동락하던 직원을 내보내야 하는 아픔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선 ‘너무 오랫동안 똑같은 맛’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주방은 셰프 한 사람만을 남기고 모두 물갈이했다. 한식, 중식, 양식, 시푸드 등 개성 없고 복잡한 메뉴도 조만간 깔끔하게 재구성할 계획이다. 비한인 등 영어권 고객이 30%를 넘어서고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능동적인 서비스가 부족했던 1세 종업원들도 영어 구사가 가능한 한인 1.5-2세 젊은 층으로 대체했다. 민영환 사장은 “우리 같은 부페식당은 경기에 더 민감, 최근 매상이 30%나 줄었다”며 “인적 변화 뿐 아니라 캐더링 강화 등 다양한 타개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투자형: 커피샵 ‘몬테카를로’의 손정석 대표는 경기 안 좋을 때 싸게 사서 투자 기회로 삼는 스타일이다. 우선 40만 달러를 들여 6가와 켄모어 1호점 인근의 노래방을 산 뒤 일본 선술집을 표방한 로바다야끼로 바꾸기 위해 공사 중이고, 몬테카를로 매장도 조만간 리모델링해 분위기를 쇄신할 계획이다. 손씨는 또 로바다야끼를 운영하려면 주인이 알아야된다며 스시 학교도 다니고 있다.
손씨는 “솔직히 이런 불경기는 장사 7년 만에 처음 겪는다”면서도 “될 만한 업소는 이런 때 사야 싸게 산다는 생각에 과감히 투자했다”고 말했다.

◆타겟 마케팅 강화형: 지난 연말 우대고객을 집중 공략하는 ‘선택과 집중’ 마케팅으로 효과를 봤던 금호패밀리클럽의 제휴업체들은 최근 잠재적 비회원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상품권 액수를 늘리는 등 보다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광고 한번 하기도 부담스러운 마당에 ‘될 만한’ 고객을 파악, 일정액 상당의 상품권과 쿠폰을 우송해 유인하는 방법은 가장 효과적인 홍보라는 평.
아로마 윌셔센터 내 여성의류점 ‘미소‘의 데이비스 정 대표는 “목표고객만 확실하다면 우편이나 텔리마케팅, 이메일 등 접근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상품권 액수를 30달러에서 50달러로 높이고, 경품 액수도 강화해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뉴개발형: 웨스턴과 7가의 보바전문점 ‘보바 딜라잇’은 최근 과일과 초콜릿, 쿠키, 젤리 등 30여가지 토핑을 첨가한 퓨전 스타일의 아이스크림을 개발, 반등을 꾀하고 있다. 타운 경기가 슬로우한 데다 계절적 비수기인 겨울을 지나면서 매상이 줄자 보바의 주고객인 젊은 층을 대상으로 새 입맛 공략에 나선 것.
이 업소의 크리스 장 대표는 “단일메뉴로는 불경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 평소 주류 업계에서 눈여겨봐 온 퓨전 아이스크림을 도입했다”며 “타운에 없는 메뉴라 일단 홍보만 잘 되면 확산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해광·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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