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티노 환자 80%…한의학전파 보람”

2003-02-22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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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 LA의 한의사 박은영씨

한의사 박은영(51)씨는 라티노가 절대다수인 이스트 LA, 그 중에서도 한복판인 시저 차베스 애브뉴와 브리드 스트릿 근처에서 ‘박은영 한의원’(2221 Cesar Chavez Ave.)을 운영하며 동양의학의 우수함을 조용히 전파하고 있다.

박씨는 “한방의 기본을 설명해 주어도 이해를 잘 못하는 라티노 환자들에게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처럼 우리 몸 안의 기와 모혈, 에너지 라인과 프레셔 포인트도 존재는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해준다”고 말한다.
99년부터 운영해온 박씨의 한의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친근한 라티노 이웃들. 대부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환자들이다.


옆집 식당주인의 무릎을 치료해 준 뒤 CSUN의 배구선수로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였던 그 집 아들까지 완치해 줘 동네 ‘스타’로 부상한 것이 계기다.

박씨는 15년 전 한국에서 아들의 축농증 치료를 위해 수지침을 배우다 강사 자격증까지 따게 됐다고 한다. 그후 93년에 이민온 후 사우스베일로 대학을 졸업하고 한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

박씨는 가난한 라티노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한다.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느라 골병이 드는데 양방과 달리 한방은 메디케어나 메디칼 커버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방을 잘 모르던 이들이 침과 부황등의 치료를 받고 낫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보람도 크다고 한다.

박은영씨는 “침으로 몸 안의 부조화만 잘 다스려 줘도 큰 병을 예방할 수 있다”며 정기적인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23)262-0900

<양지웅 기자>
thomasya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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