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걷히기까지 경제의 앞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와 비즈니스의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지출을 억제할 것으로 것이다. 휴렛 패커드, 닛산, 노바 케미컬 등 수많은 기업들이 경제가 호전될 때까지 지출 계획을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실업률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월 15만개의 직업 창출이 어렵다. 게다가 현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2대 축인 주택과 자동차 부문도 올해는 순풍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일자리 증가 없는 경제 회복에서는 0% 파이낸싱의 약발이 약해지면서 자동차 매출이 줄어들 것이다. 최고의 해를 보낸 주택시장은 경제의 견인차 역할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완만한 경제 성장이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이다.
하지만 올 후반기에는 이라크 전쟁의 결과에 따라 경제가 더 건강해질 수 있다. 단기에 걸친 전쟁은 경제성장을 부추기면서 유가 폭락을 가져올 것이다.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고 증시도 급등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특별히 기업들의 억압됐던 수요가 터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치솟는 인기를 바탕으로 부시 대통령은 경기부양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가 수월해지고, 경제성장 예상치도 1%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이다.
반대로 전쟁 양상이 복잡해질 경우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또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낮아지고 경기부양안을 뜻대로 관철시키기도 힘들어져 경제 성장을 방해할 것이다.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짐에 따라 경기부양안의 효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쟁이 채권에 미칠 영향
전쟁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을 국채 같은 안전한 피난처에 묶어둘 전망이다. 전쟁이 지저분해지면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되고 국채 수익률은 더 낮아질 것이다. 지정학적인 요인을 빼고 나면 채권은 과평가되어 있다. 달러화 가치 하락은 외국 투자자들로 하여금 채권을 내던지게 만들 것이다.
연방 예산적자가 대다수 사람들의 예상보다 심각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배당세 폐지가 현실화되면 채권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다. 전쟁이 빨리 끝나면 올 하반기 경제 성장이 촉진되어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고 가격은 낮아지게 된다. 전쟁이 6개월 내로 끝날 경우 투자가들은 국채를 피하고 사채와 주택저당 증권 쪽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전쟁 후의 유망 주식
전쟁이 끝나고 나면 테크놀러지 분야의 지출이 늘어날 것이다. 현재는 테크놀러지 매출이 빛을 잃었고 주문도 시원치 않지만 억제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원가 절감이 최대한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소폭의 주문 증가도 바로 이윤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기업들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기존의 하드웨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가운데 소프트웨어와 칩의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좋아지면 특별히 텔레컴 분야가 힘을 받아 브로드밴드, 무선전화, 디지털 카메라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웰스파고은행 수석 경제학자> www.drsoh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