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메스트로즈 스테이크 하우스 ‘Mastro’s Steakhouse’

2003-01-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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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하면 언뜻 떠오르는 것은 애리조나 시골 촌구석의 카우보이들. 하지만 스테이크하우스 가운데는 고급스런 도회적 분위기의 실내 장식을 갖추고 있는 곳이 많다.

매스트로즈 스테이크하우스(Mastro’s Steakhouse)는 텍사스 부호의 집 같은 고품격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레스토랑. 입구의 물 흘러내리는 유리 조각과 바 주변에는 차가울 정도의 세련됨이 엿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의 마호가니 손잡이는 고풍스럽기가 이를 데 없고 빨강, 까망을 주조로 꾸민 실내는 따뜻하면서도 현대적이다.

벽에는 매스트로 가문의 빛 바랜 흑백 사진들이 붙어 있어 베벌리힐스까지 진출한 애리조나주 출신의 유서 깊은 집안의 역사를 엿보게 한다.
주인 마이클 매스트로는 대대로 식당 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가족이 운영하는 ‘What’s Your Beef’에서 일하며 식당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1999년에 오픈 한 매스트로즈 스테이크하우스는 그들의 고향 애리조나주 스캇츠데일에도 지점을 두고 있다.


2층에는 그랜드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고 타악기와 현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매일 저녁 라이브 뮤직을 들려주고 있다. 흐느적거리는 재즈 연주가 나오자 한 커플은 층계에서 얼굴을 맞대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때로 그들은 온 몸을 들썩이는 빅밴드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줘 식사시간은 더욱 즐겁다.

2층 안쪽의 다이닝 공간에는 와인 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들어가 봤더니 세상에 그 넓은 방의 두 면을 모두 와인 병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스테이크에 가장 어울리는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의 카버네 소비뇽이 차곡차곡 쌓인 모습은 바라보기만 해도 부자가 된 듯 마음이 흐뭇하다.

테이블 위의 촛불은 위에 씌운 금색 고깔로 인해 더욱 찬란한 빛을 발한다. 풀을 먹여 빳빳한 테이블 보와 냅킨, 금방이라도 갈아 나온 듯 날카로운 나이프도 제 자리 가지런히 정렬돼 쓰임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 부임한 요리사 테일러 부드로는 뉴올리언스의 케이전 집안에서 해군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부임지를 따라 이곳저곳을 여행 다니는 독특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쩜 그가 머물렀던 여러 지역의 다양한 맛은 그의 뇌리 속에 고스란히 각인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선보이는 음식들이 여러 지방의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맛인 것을 보면 말이다.

게의 엄지 발(Snow Crab Claw), 가재 칵테일(Lobster Cocktail), 새우 칵테일(Shrimp Cocktail)은 바다에서 막 건져낸 듯 신선하고 통통하게 살이 올라 먹을 것이 많다. 껍질의 반을 가른 신선한 굴(Oysters on the Half Shell)은 굴이 가장 관능적인 음식임을 증명해줄 만한 감촉. 오이스터 록펠러(Oyster Rockefeller)는 오븐에 구워냈는데도 신선하기가 이를 데 없고 구운 조갯살(Baked Sea Scallops)은 그릇으로 이용한 조가비가 어여쁘다. 게살을 채운 버섯 꼭지(Crab Stuffed Mushrooms)는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버섯 완자를 닮아 더욱 정겨운 맛. 겉만 살짝 익힌 참치 회(Blue Fin Tuna) 등 다양한 전채는 입맛을 돋운다.

매스트로즈의 스테이크에는 남다른 비법이 있다. 파프리카와 마늘, 소금과 후추를 섞은 붉은 색 감도는 양념 가루를 고기 위에 뿌려 두면 고기가 더욱 풍부한 맛을 갖게 되고 육질이 부드러워진다고. 케이전 집안에서 자란 주방장의 비법이다.

대형 오븐에서 뜨겁게 구워내 식탁 위에서도 식을 줄 모르는 스테이크는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것이 입안 가득 침이 고이게 한다. 뼈가 붙어있는 립아이(Rib Eye), 정말 부드러운 필레(Filet), 고기 좀 먹는 사람들은 40온스 짜리 더블 커트 포터하우스 스테이크(Double Cut Porterhouse Steak)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곳에서 직접 커트하고 적당하게 숙성시킨 고기는 미각을 유혹한다.

와사비 향을 더한 감자 으깸, 구운 감자를 비롯해 10가지나 되는 감자 요리는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하다.
크림 콘, 버섯 볶음, 어니언 링 등 다른 야채 요리 역시 빠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치즈 케이크 팩토리가 울고 갈 만큼 맛있는 치즈 케이크를 맛볼 수 있고 패션 푸르트, 레몬, 망고 향의 소벳도 느끼해진 입맛을 개운하게 한다.


Tips

▲종류: 아메리칸 스테이크하우스 ▲오픈 시간: 일-목요일은 오후 5-11시. 금·토요일은 오후 5시-자정까지. ▲가격: 전채는 9-24달러. 스테이크와 메인 디쉬는 30-90달러. 감자 야채 등 딸림 요리는 6-9달러. ▲주차: 발레 파킹 5달러. ▲주소: 246 N. Cannon Dr. Beverly Hills, CA 90210 ▲예약 전화: (310) 888-8782.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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