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업계 발목잡는다

2002-10-24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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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무분별한 공익소송


정비업소들 무더기 피소
“영세업자 희생양 삼아”

무분별한 공익소송이 또다시 한인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공익감시자임을 자처한 한 개인이 실내흡연을 빌미로 한인카페와 식당 160여 곳을 무더기 고소하고 합의금으로 최고 5,000달러를 요구, 업계에 ‘피해’를 입힌 데 이어 이번에는 유사성격의 단체가 20여 한인 차량정비업소들을 대상으로 공익소송을 제기, 파문이 일고 있다.
정비업소들이 무더기 소송을 당한 사실이 23일 본보를 통해 알려지자 남가주한인정비사협회(회장 권기철)에는 그동안 소장을 받고도 손에 쥐고만 있던 한인 업주들의 문의가 빗발쳤으며 일부는 소장을 들고 협회 임원의 업소에 찾아와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고소를 당한 한인업주 P씨는 이날 협회 관계자를 찾아와 “느닷없이 소장이 와서 원고측 변호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합의금으로 3,000달러를 내놓으라고 하더라”며 울분을 털어놨다. 협회 관계자는 “한인업주들의 피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 같다”며 “조만간 전문변호사를 초청, 피해업주들과 공동으로 법적 대처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체불명의 ‘소비자감시법인’이 한인소유 20여 군데를 포함, LA지역 200여 정비업소를 무더기 고소한 명분은 이들 업소가 과거 스모그첵 관련법규를 어겨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 지난해 카페, 식당들이 줄줄이 고소당했을 때는 ‘실내흡연 허용으로 종업원의 건강을 해쳐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게 소송의 주된 이유였다.
캘리포니아주 차량정비국장을 지낸 마티 켈러는 이번 소송에 대해 “소수의 변호사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해 법 제도를 악용해 영세업자들을 희생양으로 삼고있다”고 비난하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보인 한모씨 등 원고측 변호사 3명을 가주변호사협회에 정식 고발했다”고 밝혔다.
협회관계자들은 소장을 전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원고측에 공식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해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소장을 받는 즉시 협회나 변호사를 통해 대처방안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
<하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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