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당에서의 와인 주문중간것을 선택하면 부담없고 실속까지

2002-10-11 (금)
크게 작게

▶ 와인의 향기

식당에서 와인을 주문하면 종업원은 와인리스트를 가져다 준다. 와인종류가 몇 개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어떤 식당의 와인리스트에는 온갖 와인들이 빼곡이 적혀 있다. 손님으로서는 선택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특정 와인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을 때는 와인의 맛과 주머니 사정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이럴 경우 현명한 와인주문을 위한 와인 전문가들의 조언은 이렇다. “와인 리스트에서 가장 싼 와인과 가장 비싼 와인은 피하고 중간가격대의 와인을 택하라.”
식당들은 와인 구입비에다 보관료, 서빙료, 그리고 이윤 등을 붙여 리스트에 가격을 올린다. 그런데 통상 싼 와인일수록 마크업이 높은 반면 비싼 와인일수록 마크업이 낮아진다. 소위 ‘슬라이딩 스케일’로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20달러를 받는 와인이라면 구입비는 4달러 정도인 와인일 가능성이 크다. 마크업이 500%인 셈이다. 그러나 식당 가격 40달러 와인이라면 식당이 구입에 지출한 돈은 18달러 내외로 보면 된다. 이런 저런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중간정도 와인이 당장의 부담도 적고 실속도 있다고 하겠다.
또 와인 산지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내 식당 와인은 캘리포니아산이 압도적으로 많고 외국산도 프랑스의 보르도 아니면 부르고뉴(영어로는 버건디) 지방산이다. 또 이탈리아 와인들도 점차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와인리스트에 프랑스 알사스나 루아르 밸리, 남아공화국, 혹은 워싱턴주 와인이 올라 있다면 이것들을 한번 마셔보는 것도 좋다. 통상적이 아닌 와인을 올려놨다는 것은 식당측이 자기네 음식과 그 와인들이 궁합이 잘 맞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고를 때 너무 빈티지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빈티지는 그 해에 전반적으로 와인의 질이 어떠했는지를 알려주는 개요일 뿐이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너무 빈티지를 따지다 보면 오히려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뛰어난 와인메이커는 그저 그런 연도에도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 내는 반면 실력 없는 와이너리들은 좋은 포도 가지고도 별 볼일 없는 와인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만큼 빈티지 못지 않게 어느 와이너리 제품인가도 중요하다.
그래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소믈리에나 와인샵 주인등 전문가에게 물어 보는 것이 좋다.
<조윤성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