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식 투자자도 ‘전쟁준비’를

2002-09-25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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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 가이드 이라크전과 포트폴리오

▶ 종목구성별 손실 ‘리스크메트릭스’프로그램으로 측정가능

‘나의 포트폴리오는 전쟁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라크 전쟁은 주식 투자가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리스크메트릭스’(RiskMetrics)사에 따르면 전쟁 발발시 S&P 500 같은 지수 펀드는 즉각 10%, 테크주에 집중돼 있는 공격형 포트폴리오는 13%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대부분 채권에 투자한 방어형 투자가들은 0.34% 정도 손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백만 달러를 관리하는 펀드 매니저들은 여러가지 충격이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여파를 측정하기 위해 수학자·경제학자들이 만든 정교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는데 리스크메트릭스사는 이제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같은 도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활용하거나 전문가들이 요즘 어떤 주식을 사고 파는지를 보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 회사는 91년의 이라크 전쟁, 98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등 비상사태가 일어났을 때 각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분석했다.


예를 들어 성장형인 자누스(Janus) 펀드는 전쟁 발발시 유가·이자율등의 동향에 역사적으로 어떻게 반응했었는지를 분석한 결과 만약 오늘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12.3%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핌코 토탈(PIMCO Total)은 0.8%가 오르게 된다.

한 투자자는 은퇴를 앞두고 뮤추얼 펀드를 모두 팔아 CD에 투자했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가운데 증시가 하락할 때를 대비, 무조건 안전한 투자처에 돈을 넣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 투자자들도 리스크메트릭스의 무료 웹사이트(www.riskgrades. com)를 이용, 프로들의 영역이었던 충격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웹사이트에 접속,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입력하고 ‘1987년 증시폭락’ 등의 마켓 쇼크를 선택하면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를 알아 볼 수 있다. 포트폴리오 뿐 아니라 개별 주식과 뮤추얼펀드에 대해서도 비정상적 장세에 따른 손실을 예측해 준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레 이라크 공격이 시작됐던 1990년 8월과는 달리 지금은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나왔기 때문에 장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한 투자 전문가는 “전쟁에 대비하려면 항공 및 숙박관련 주식을 피하고 투자자금의 일부를 에너지 및 방위 산업 주식에 넣은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하지만 전쟁 초기에는 전반적 장세가 하락해도 결국은 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장섭 기자> peter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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