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실리아 맛과 정취, LA서 만끽

2002-09-20 (금)
크게 작게

▶ 지중해 연안 요리전문 베리즈 카페

▶ 주말 외식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세 대륙과 연해 있는 지중해만큼 인류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바다가 또 있을까. 건축 양식에서부터 회화에 이르기까지 지중해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는 찬란한 태양과 함께 동서고금의 예술가들을 불러모았다. 지중해는 또한 군침 도는 요리를 탄생시킨 바다이기도 하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튜니지아, 모로코에 접한 지중해는 신선하고 다양한 바다의 열매, 해산물을 선물로 주었다.

여기에 일찍부터 시작된 교역으로 이국적인 향료와 신선한 야채, 과일이 더해지니 맛있는 요리가 나오지 않을 수 있었을까.
베리즈 카페(Berri’s Cafe)는 지중해 식 요리를 선보이려는 베리 가의 두 형제에 의해 1996년에 세워진 레스토랑. 이탈리아의 시실리아 섬에서 건너온 라파엘과 알도 형제는 그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개발한 요리들을 바다 건너 미국 땅에서 선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다.
무채색의 단순한 실내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벽에 걸린 사진 작가, 로버트 에반스의 작품들. 거리의 악사, 골목길 레스토랑의 빈 테이블, 천진난만하게 웃는 아이들의 표정. 아름다운 나라 이태리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의 사진은 길 떠나지 않고도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화이트 와인과 허브로 조리한 조개 요리(Steamed Clams)는 국물에 빵을 찍어먹는 맛이 그만이다. 코코넛 가루에 묻혀 튀겨낸 새우(Coconut Shrimp)는 달짝지근한 타마린드 소스가 특이하다. 시금치와 아티초크에 모짜렐라, 고곤졸라, 파미지안 치즈를 섞은 딥(Spinach Artichoke Dip)은 진한 풍미가 있다.
조개 넣은 칼국수인 링귀니(Linguini with Fresh Clams)는 지중해의 바다 맛 그대로이고 프로슈토와 완두콩에 크림 계란 소스로 맛을 낸 스파게티(Spaghetti Carbonara)의 맛도 부드럽다. 가재 살을 넣은 이탈리아식 만두(Lobster Ravioli)는 토마토와 베이즐 소스와 잘 어울린다. 보통 메뉴에는 없고 테이크아웃(Takeout) 메뉴에만 있는 세 가지의 리조또가 모두 맛있는데 특히 페스토 크림 소스를 사용한 리조또(Risotto Pesto & Shrimp)의 진한 맛은 기막히다.
이탈리아 본토에서처럼 얇은 반죽에 신선한 토마토를 으깨 만든 소스, 모짜렐라 치즈가 녹아든 피자는 위에 얹은 웃기 따라 이름도 가지가지. 프로슈또와 닭고기, 아루골라를 얹은 베리즈 오리지날(Berri’s Original)은 물론이고 토마토 소스와 치즈, 베이즐만 사용한 단순한 맛의 마게리타(Margherita) 피자는 마게리타 여왕의 미각을 녹였던 그 맛 그대로이다. <박지윤 객원기자>

Tips
파스타를 비롯한 베리즈의 요리에는 시실리아의 정취와 맛이 담겨 있다.

▲종류: 이탈리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 요리 ▲오픈 시간: 매일 오전 11시-새벽 4시까지. ▲가격:전채는 6-12달러, 메인 디쉬는 12-22달러. ▲주소: 8412 W. Third St. Los Angeles CA 90048 한인타운에서 3가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Orlando를 지나 La Cienega 조금 못 미쳐 왼쪽으로 나온다. ▲전화: (323) 852-0642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