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등나무 패리오서 ‘명품음식’ 맛보는 기쁨

2002-09-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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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데오 드라이브 이탈리안 식당 ‘드모리’

싸구려 미니 스커트를 입고도 천방지축이던 귀여운 여인, 비비안이 이브닝 드레스를 샤핑하러 나갔다 기가 죽어 폴싹 주저앉고 말았던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 살바토레 페라가모, 조지오 아르마니, 프라다, 발렌티노. 로데오 드라이브에는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싶어하는 명품 쇼룸들이 화려하다. 로데오 드라이브의 쇼핑가 한 가운데 위치한 이탈리안 식당, 드모리(De Mori)는 음식의 명품을 맛볼 수 있는 곳. 등나무가 그늘을 드리워주고 있는 패리오는 태양을 사랑해, ‘오솔레미오’를 열창했던 이들의 먹거리를 맛보는데 꼭 어울리는 공간이다.

노랑, 연두, 파랑, 주황으로 단장된 실내는 팍 가라앉은 기분도 구름 위에 뜬것처럼 만들어 영혼은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대형 프린트로 벽에 걸린 모습이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 같다. 손으로 꽃을 그려 넣은 예쁜 탁자는 넘치는 율동감으로 살아있는 것에 대한 기쁨을 일깨워준다.

모리(Mori)가문이 운영한다 해서 붙여진 드모리(De Mori)라는 식당 이름이 드메디치(De Medici)만큼이나 귀족적이다. 밀라노가 고향인 실비오는 미모사, 카페데자티스트를 운영했던 식당업계의 큰손. 올해 76세인 그의 어머니는 평생 좋은 와인과 올리브 오일을 먹어서인지 아직도 건강한 모습으로 아침마다 식당에 나와 빵을 굽는다.


화이트 와인과 향초로 맛을 낸 홍합(Arabbiata di Cozze Nere)에는 고춧가루가 두 서너조각 더해졌을 뿐인데도 상당히 매콤하다. 적당히 익혀 몰랑몰랑한 촉감이 기분 좋다. 옥수수 반죽을 익힌 폴렌타에 포치니 버섯 볶음을 얹은 전채(Polenta e Porcini)는 부드럽게 혀를 감싼다. 이탈리아 훈제 생고기인 포로슈토에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이고 파마지안 치즈를 얹어 구워낸 전채(Asparagi e Prosciutto)는 짭짤하니 맛깔스럽다.

12가지나 되는 파스타는 모두가 이탈리아 본토에서처럼 알 덴테(Al Dente)로 준비된다.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지만 특히 버섯과 조개를 넣은 스파게티(Spaghetti Vongole), 버섯과 로즈메리로 맛을 낸 리조또(Risotto ai Porcini), 조갯살 리조또(Risotto alla Veneziana con Capesante)가 훌륭하다. 메인 디시 가운데는 대하구이(I Gamberoni Giganti)와 플로렌스 스타일의 스테이크(La Bella Bistecca alla Fiorentina)가 제일 권할 만하다.

- Tips -

▲종류: 이태리 요리 ▲오픈 시간: 주7일 오전 11시-자정까지. 토·일요일에는 라이브 뮤직과 함께 하는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에는 라틴 음악과 재즈가 라이브로 연주된다. ▲가격: 전채 요리는 6-13달러, 피자, 파니니, 파스타를 포함한 메인 디시는 8-17달러. 와인 포함 4코스 메뉴는 50달러, 디너 전채는 7-16달러, 메인 디시는 9-28달러, 와인 포함 6코스 메뉴는 75달러. ▲주소: 421 N. Rodeo Dr. Beverly Hills, CA 90210 로데오 드라이브 선상에 무료 발레 파킹 입구가 있다. ▲전화 : (310) 274-1500


<박지윤 객원기자>
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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