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미국 경제와 증시를 지탱해 주고 있는 일등 공신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 부동산 시장이다.
부동산 가격이 상당한 버블 수준이지만 낮은 금리로 인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매물이 없어 기다리는 형편이고 주택 소유자들은 증권 포트폴리오가 크게 내렸지만 주택 에퀴티가 그 이상으로 크게 올라 소비심리와 전반적인 구매욕은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 미 경제의 현주소다.
최근 필자가 피부로 느낀 부동산 시장의 열기와 버블의 갑론을박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고자 한다. 약 2주전 집안 일로 텍사스주 오스틴시를 방문했다. 오스틴 공항에 내려 택시를 타고 부모님 집으로 가는 도중 미국 택시 기사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나는 요즘 택시 사업이 어떻냐고 물었더니 그는 9.11 테러사건 이후 비즈니스가 많이 슬로우해졌으며 오늘이 자신이 택시 기사로 일하는 마지막 날이며 내일부터는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을 시작한다고 했다.
내 아내는 미용실에 가면 과거에는 거의 증권시장 얘기로 아줌마들이 대화를 나눴는데 이제는 증권 얘기는 전무하며 대신 부동산 투자 얘기로 화제의 꽃을 피운다고 한다. 내 아내에 의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이 마치 부동산 박사라도 되는 것처럼 지식과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다고 자랑한다고 한다.
90년대 말 증권시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증권 브로커가 되길 원해 증권사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데이트레이더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을 때와 정황이 너무 흡사하지만, 금리가 현 수준에 머물고 실업률이 6% 이하로 유지되는 한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갖가지 환경 규제로 인해 신규주택 건설이 까다롭고, 베이비붐 이후 세대와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이민자들의 주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업률이 6% 이상 뛰고 미국 경제가 더블딥으로 들어간다면 상황은 급변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그 같은 확률은 매우 낮으며, 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는 시기까지는 부동산 시장의 버블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버블이 계속 커질 때 그 이후를 대비해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한가지 지혜라 생각된다. (626)583-4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