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멀리 찾아 간 보람있네”

2002-07-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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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신료 듬뿍친 타이요리… 매콤, 개운, 고소

▶ 사우스 게이트 타이 앤 찹스틱스

LA와 베버리 힐스에도 좋은 식당이 천지인데 밥 한 끼 먹자고 외곽지대인 사우스 게이트까지 힘든 걸음을 할 이유가 뭐 있을까 했었다.

‘타이 앤 찹스틱스 바 앤 그릴(Thai & Chopsticks Bar & Grill)’을 한 번 찾은 뒤로는 그 독특한 음식 향기가 머리 속에 각인이 된 건지 불현듯 그 집의 생선 요리가 먹고 싶다는 생각에 30분씩 프리웨이를 달리게 됐다.

사우스게이트 엘 파세오 쇼핑 몰 안에 자리한 타이 앤 찹스틱스는 한인 숀 조씨와 토니 김씨가 이루어놓은 꿈의 공간. 십년지기인 이들은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가 잘 될까를 연구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이런 식당을 하고 싶다는 희망만을 키워 왔고 그 꿈은 놀랍게도 한 치의 어긋남 없이 현실로 옮겨졌다.


평소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할 때도 언젠가 자신의 식당을 장식하겠다는 생각으로 갖가지 젓가락과 아름다운 식기, 그리고 불상들을 사 모았는데 이제 그것들은 모두 이 공간 안에서 제 자리를 찾았다. 붉은 악마의 카드 섹션대로 ‘꿈은 이루어진다’.

널찍한 실내의 한 벽에는 새벽녘 아직 안개 속에 쌓여 있는 앙크르와트 유적지의 신비로운 모습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파란 등이 신비한 빛을 발하고 있는 인테리어는 단순하고 깨끗하다.

아리따운 타이 아가씨가 각자의 그릇에 덜어주는 톰 염(Tom Yum)은 해산물과 향신료를 가득 쓴 수프인데 국물이 어찌나 개운한지. 각종 야채를 쌀로 만든 전병에 돌돌 만 섬머 롤 (Summer Roll), 에그롤을 튀겨낸 스프링 롤(Spring Rolls), 만두피에 다진 새우와 치즈를 넣고 튀긴 새우 랑군(Shrimp Rangoons) 등 입맛 돋구는 전채 요리들이 다양하다.

주인장의 이름을 딴 요리 두 가지를 소개할까. 토니의 타이 바비큐 치킨(Tony’s Thai BBQ Chicken)은 닭고기 싫어하는 식성에도 젓가락이 갈 만큼 고소하고 숀의 생선 요리(Sean’s Deep Fried Catfish)는 다양한 향초를 써 매콤한 것이 생각만으로도 입맛을 다시게 한다.

커리 소스를 껴 얹은 왕새우(Jumbo Prawns)는 보기만큼 맛도 좋고 주방장 사콘이 엄선한 해산물 볶음(Chef Sakon’s Stir-Fried Seafood)는 샤도네, 카브네이와 같은 음료 메뉴에 올라 있는 소주(Soju) 안주로 그만이다. 찹쌀 곁들인 망고(Mango and Sweet Rice)와 타이 식 팬케이크인 로티(Roti)는 꼭 맛보도록.


▲종류: 타이 요리
▲오픈 시간: 런치는 11시 30분-3시 30분. 일-목요일은 11시 30분-10시. 금·토요일은 11시 30분-12시.
▲가격: 런치 스페셜은 샐러드와 수프, 라이스를 포함해 7-12달러. 디너 전채는 3-9달러, 메인 디쉬는 7-16달러.
▲주소: 8724 Garfield Unit #107, South Gate, CA 90280 한인타운에서 가려면 5번 S → 710번 S → Firestone에서 내려 좌회전 → Garfield에서 좌회전 → El Paseo Center 내 Edward’s Cinema 건너편에 있다.
▲예약 전화: (562) 928-9000.
▲내일 (7월 20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는 주방장과 함께 5코스의 요리를 직접 만들어 시식하는 쿠킹 클래스도 마련된다.

<박지윤 객원기자> 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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