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스토어에서 공부했어요"
남들처럼 학원에 다니기는 고사하고 어머니가 운영하는 리커스토어의 한구석에서 공부해온 여고생 앤 김양(노스할리웃 HGM·10학년)이 영예의 2002년 ‘워렌 크리스토퍼’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워렌 크리스토퍼 장학금은 ‘세계의 앞날은 현재의 5초보다 미래의 5년에, 총보다 책에, 또 남을 짓밟기 보다 돕는데 관심 있는, 잘 교육받고 훈련된 젊은이에게 달려있다’는 기본 정신 아래 매년 사회봉사활동과 학업성적이 뛰어난 가주 고교생 10명을 선정, 각각 1만6,000달러씩 지급하는 장학금으로 김 양처럼 어려운 생활 가운데서도 뛰어난 봉사정신과 학업성적을 보이는 학생들이 엄선된다.
김 양은 매일 학교가 파하면 곧바로 LA에 있는 어머니 헬렌 김씨(48)의 리커스토어로 달려가 두 동생과 함께 늦은 밤까지 일을 도우며 틈틈이 공부해왔다. 온가족이 함께 가게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새벽 2시. 잠을 하루 4시간씩 밖에 못 자지만 학과공부와 가게일 외에도 할 일이 너무 많아 하루가 부족하다.
수년간 친구들과 모금 활동을 통해 20여명의 아동학대피해자를 돕고 있고 학교 ‘인터액트클럽’에서 매달 직접 음식을 만들어 불우이웃에게 나눠주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자들을 위한 점자연구소(Braille Institute)에서 영구 자원봉사자로 일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존스합킨스 대학 청소년영재교육센터(Center for Talented Youth) 추천으로 7학년때 치른 SAT가 1,170점이었고 현재 GPA 3.98로 학교성적도 늘 상위권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자신을 "언어에 남다른 능력을 타고나 최근 한인가정상담소 약관을 영어로 번역하는 등 고급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소화해 낼 수 있고 스페인어와 불어에도 능통하다"고 자랑한 김 양은 UN에서 통역관으로 일하는 것이 희망이며 장차 하바드 대학에 진학해 언어학을 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여름방학동안엔 UC산타바바라 측이 전액 장학금으로 제공하는 서머 프로그램에 참가해 아라비아어와 미적분을 수강할 예정이다.
<김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