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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샵 총아 ‘피노 그리지오’

2002-06-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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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의 향기

얼마전 점심때 간 미국식당에서 샤도네를 주문했더니 웨이터가 피노 그리지오를 한번 마셔 보라고 권한다. 가벼운 식사에는 이만한 와인이 없으며 그래서 이를 찾는 손님들이 갈수록 늘어 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한잔 시켜 마셔보니 라이트하면서도 드라이한 것이 상큼한 맛을 준다. 파스타나 시푸드에 대단히 잘 어울리는 와인인 듯 싶었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뜨고 있는 와인이 바로 이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이다. 피노 그리지오는 미국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와인이다. 화이트와인 가운데 미국내 판매량에서 지난해 소비뇽 블랑을 누르고 샤도네에 이어 2위에 올라 섰다.

지난 77년 처음 미국에 선보인 피노 그리지오는 그해 판매량이 수백케이스에 불과했다. 지난해 미국내 판매량은 무려 400만 케이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2000년 7만케이스에서 2001년 70만케이스로 10배의 경이적인 판매증가를 기록했다. 한동안 이탈리안 식당에서만 취급했던 피노 그리지오는 메인스트림 식당들과 와인샵의 ‘총아’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피노 그리(Pinot Gris)로도 불리는 이 포도는 진한 향을 자랑하며 본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뉴추럴한 느낌과 감칠맛 나는 향긋한 와인을 좋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맛이 뛰어 난데다 G자가 들어가 있어 혀를 굴려 발음하기에도 좋다. 발음 문제가 나와 하는 말인데 이같은 언어학적 분석은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 샤도네가 최고 화이트와인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쉽고도 우아한 발음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있을 정도이다.

피노 그리지오는 미국에서도 생산되는데 미국산 포도는 이탈리아산보다 일반적으로 알이 굵고 산미도 낮다. 그래서 크리스피하면서 깨끗한 맛을 주는 이탈리아산을 선호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피노 그리지오의 앞날은 창창하다. 특히 젊은층에서 이 와인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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