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입 소문 퍼진 숯불 갈비의 참맛

2002-06-14 (금)
크게 작게

▶ 주말외식

▶ 브라질 바비큐식당 ‘가우초 빌리지’

지구가 좁다고 싸돌아다니면서 한국 땅이 아닌 곳에서 가장 맛있는 갈비를 먹었다면 믿겠는가. 상파울로의 한 한식당에서 먹었던 갈비는 오랜만에 한식을 대한 데서 온 감동이 아닌 고기 맛 그 자체가 따봉이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드넓은 초원, 팜파스에서 방목한 고기를 숯불로 구워냈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은 바로 이 맛을 두고 한 표현이겠다.

글렌데일의 가우초 빌리지(Gauchos Village)는 오픈 한 지 고작 두 세 달이 지났지만 주류 사회는 물론 상파울로에서 살다 온 한인들 사이에 벌써부터 입 소문이 자자한 브라질 바비큐 식당이다. 분명 같은 고기인데도 부위와 양념, 구운 방식에 따라 그토록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쇠고기도 안심, 등심, 필레미뇽, 갈비 등 다양하고 돼지고기와 양고기 닭고기가 모두 15가지나 준비되니 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입맛을 다실 만 하다. 브라질 목동, 가우초의 의상을 입은 종업원들이 테이블마다 다니며 썰어주는 고기는 기름이 잘잘 흐른다.

인종 전시장이라 불리는 브라질은 다양한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 바비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딸림 요리(Hot Dishes)들은 브라질을 스치고 지났던 수많은 나라들만큼 종류가 많다. 프랑스 풍으로 만든 닭고기(Chicken Strtoganoff)는 매콤한 크림 소스 맛이 일품이고 아프리카, 멕시코, 이태리의 영향을 받은 라이스와 감자 요리가 식욕을 자극한다. 주인 케빈 (Kevin Aksacki)의 어머니, 라지즐라바가 직접 구워내는 치즈브레드(Cheese Bread)는 쫄깃쫄깃 씹히는 감촉이 그만이다. 신선한 샐러드 등 30여 가지의 요리가 쭉 늘어서 있어 도대체 어느 것부터 먼저 맛봐야 하나 즐거운 고민 시작이다.


브라질은 축구의 황제, 펠레를 낳은 영원한 월드컵 우승 후보. 식당 내부의 커다란 대형 TV에서는 한국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2002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다. 이번 대회도 우승을 낙관한다는 주인은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한다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매주 금요일 저녁, 가우초 빌리지에서는 설운도가 부른 ‘삼바의 여인’보다 훨씬 신나는 삼바가 라이브로 연주된다. 어깨가 들썩거리는 보사노바에 맞춰 먹고 마시는 인생은 참 즐겁다.

▲종류: 브라질 바비큐 뷔페 식당 ▲오픈 시간: 런치는 월-금요일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디너는 월-금요일은 오후 5시 30분-10시. 토·일요일은 오전 11시 30분-오후 11시 30분까지 계속 문을 연다. ▲가격: 런치 뷔페는 13달러95. 디너는 19달러95. ▲주소: 137 S. Brand Blvd. Glendale CA91204. 한인타운에서 Vermont를 따라 북쪽으로 가다가 Los Feliz를 만나 우회전 → 그리피스 공원과 다리 아래를 지나 Brand Bl.에서 좌회전. 브랜드 선상 Harvard와 Broadway 사이에 있다. ▲예약 전화: (818)550-1430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