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쁜실내, 예쁜 서비스… 눈과 입이 즐겁다

2002-05-31 (금)
크게 작게

▶ 주말 외식

▶ 베벌리 힐스 미국 음식점 ‘뭄바’

갓난아기도 미인이 지나가면 시선이 돌아갈 만큼 아름다움에 대한 인류의 집착은 거의 본능적이다. 그래서 음식도 이왕이면 더 분위기 있는 곳에서 더 예쁘게 차린 것이 좋다.

베벌리힐스의 뭄바(Moomba) 레스토랑은 현대적인 감각의 가구 쇼 룸처럼 잘 꾸며진 공간에서 영화 배우만큼 잘 생기고 아름다운 종업원들의 서비스를 받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대 여섯 시께면 오렌지색의 벽과 보라색 의자 사이로 길어진 저녁 햇살이 비춰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손님들도 하나 같이 패션 잡지에서 튀어나온 모델들처럼 스타일 있고 멋지다. 아름다운 것은 실내와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접시에 내 오는 음식들도 참 모양새가 곱다. 예쁜 프리젠테이션 때문에 맛은 그저 그렇더라도 이해해 주려 했는데 맛도 좋으니 뭘 더 바랄까.



색깔 고운 칵테일의 안주로 그만인 세 가지 애피타이저들이 아주 맛깔스럽다. 라틴 아메리카 스타일의 세비체(Ceviche)는 레몬 주스를 듬뿍 뿌려 새콤달콤.
이탈리아식 크루도스(Crudos)는 날 생선을 얇게 저며내 우리에게는 꼭 일본 스타일로 느껴지는데 미역 무침을 얹은 하마치가 바다에서 금방 잡아 올린 것처럼 신선하다.

프랑스 스타일의 타르타르(Tartares)는 날 생선을 잘게 다져 향신료로 무쳐 낸 전채 요리. 특히 아히 튜나(Ahi Tuna)는 와사비, 소이 소스가 곁들여져 우리들 입맛에 딱 좋다. 세 가지 전채는 컴비네이션으로도 즐길 수 있다.
호박, 오이를 곁들인 조갯살 요리(Seared Day Boat Scallops)는 새콤한 국물 맛이 깔끔해 염치 불구하고 숟가락을 달라고 해서 떠먹었다.

프랑스 요리 최고의 전채로 꼽히는 프와 그라(Salt and Pepper Cured French Foie Gras Torchon)는 달짝지근한 과일 맛과 최상의 조화를 이룬다. 붉은 와인에 절인 배, 달짝지근하게 볶은 양파와 함께 내오는 뭄바의 프와 그라는 맛만큼 모양도 예쁘다.

겉만 살짝 익힌 아히 튜나(Seared Ahi Tuna)는 통깨를 잔뜩 넣은 소스를 사용해 동양적인 풍미를 느끼게 해준다. 뉴욕 스테이크(Dry Aged New York Steak Au Poivre)는 육질도 부드럽고 버본 소스와의 조화도 훌륭하다.

거위 요리, 닭고기, 양고기 외에도 연어, 마히마히 등 다양한 생선 요리까지 종류대로 예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커피 필터를 깔아 기름을 흡수하게끔 내 오는 프렌치 프라이가 기막히니 꼭 맛보시길.
<박지윤 객원기자>
jypark@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