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달짝지근 음식세계...매스컴 탄 ‘특이한 맛’

2002-04-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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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외식

▶ 카리비안 레스토랑 ‘프라도’

가끔 위대한 예술가들이 요리사로 태어난다면 어떤 맛의 세계를 펼칠까 하는 영양가 없는 상상을 할 때가 있다. 타이티섬의 원시적 생명력을 화폭으로 옮겼던 폴 고갱. 라치몬트 빌리지의 프라도(Prado)에서 과일 향 가득한 원색의 접시를 앞에 대할 때면 항상 그의 그림 속, 머리에 꽃을 단 여인들이 떠오른다.

카리브 해 연안의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프라도는 작년 9월 호 본나페티(Bon Apetit)지가 선정한 LA 최고의 카리비안 레스토랑이란 훈장이 증명해주듯 달짝지근하고 특이한 맛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인 겸 주방장, 하비에르 프라도(Javier Prado)는 망명 쿠바의 시민이었던 부모님으로 전수 받은 맛의 기억과 고향인 멕시코 미쵸아칸의 원시적이고 단순한 맛, 그리고 그가 배운 프랑스 요리의 세련된 맛을 더해, 전혀 새로운 음식 세계를 창조했다.

매콤한 블랙 소스로 맛을 낸 왕새우 구이(Camarones Negros), 달콤한 맛이 나는 신선한 옥수수를 으깨 만든 자메이카 스타일의 타말레(Jamaican Tamales) 프라이팬에 지져 내는 루이지애나 스타일의 게살 케이크(Louisiana Crab Cake)는 프라도에서 가장 먹어볼 만한 전채 요리들.


자신이 창조한 맛있는 음식들을 가능하면 다양하게 손님들이 맛보기를 원해서였을까. 하비에르는 이 세 가지 메뉴를 샘플러(Petit Sampler)로 선보이고 있다.

메인 디쉬 가운데 블랙 페퍼 소스로 맛을 낸 닭고기 요리(Pollo Negro)는 짭짤한 것이 아주 맛깔스럽다. 최상품의 쇠고기를 숙성시켜 구워낸 아르헨티나 스타일의 스테이크(Beef Steak Argentina)는 팜파스에서 방목시킨 고기처럼 부드럽다. 달콤 쌉싸름한 생강 새우(Ginger Shrimp)의 맛은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삶의 맛에 비할까.

제각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의자들은 어떤 사연을 갖고 있는 걸까 물어봤다. 가구 살 비용도 부족했던 레스토랑 오픈 시절, 골동품에서 이것저것 사 모아 배치를 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개성 있는 공간을 연출하게 됐다나. 미켈란젤로의 프레스코화를 연상케 하는 천장화 속의 천사들이 사랑스럽다.

▲종류: 카리브 해 연안 요리와 컨템포러리 아메리칸 요리
▲오픈 시간 : 런치는 월-토요일,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디너는 월-금요일은 저녁 5시 30분-10시,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4시 30분-10시 30분까지.
▲가격: 런치 전체는 6-10달러, 메인 디쉬 10-17달러. 디너 전채는 7-11달러, 메인 디쉬 12-20달러.
▲주소 244 N. Larchmont Bl. LA CA 90004 (Larchmont 선상, 1가와 Beverly 사이, 런치 때는 Rite Aid 옆의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예약 전화: (323) 467-3871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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