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법의 소스로 최고 바비큐 자부심

2002-03-22 (금)
크게 작게

▶ 주말외식

"산에 가야 범을 잡고 먹어봐야 맛을 알지"를 뛰어넘었던 라면 광고 문구를 기억하는가. 강부자 아줌마가 후덕하게 웃으며 했던 말 "맛있으면 그만이지." 밴나이스의 닥터 호글리 우글리즈 타일러 텍사스 바비큐(Dr. Hogly Wogly’s Tyler Texas BBQ)의 색다를 것도 없는 간판, 실내, 접시를 대하자니 새삼스레 아주 오래 전 광고가 떠오른다. 그래, 음식 외의 요소들이 뭐 그리 큰 대수일까. 맛있으면 그만이지.

25년 전 처음 이곳에 바비큐 식당을 오픈 했던 이는 텍사스의 타일러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온 약사 출신의 닥터 호글리 우글리. 당시 대통령이었던 린든 존슨은 그가 요리하는 바비큐를 아주 좋아했다고. 그 후 한 차례 주인이 바뀌었지만 온 동네 소문이 자자한 맛의 비밀은 하나도 바뀐 것 없이 고스란히 전수돼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바비큐 최고의 식당을 거론할 때면 본고장인 텍사스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과일과 향신료를 듬뿍 써서 이틀 동안 뭉근하게 졸인 바비큐 소스는 도대체 그 비법을 짐작하기 힘들다. 꼬박 9시간 동안 훈제한 고기는 특유의 나무 향이 깊게 베어 고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식당을 꽉 채우고 손가락을 쪽쪽 빨아가며 바비큐를 즐기는 이들은 이 집의 음식 맛을 대신 말해주는 증거가 아닐까.


텍사스 스타일의 소시지(Texas Style Hot Links)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보는 순간부터 침이 꼴깍 넘어가는데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과일 향이 여간 맛깔스러운 게 아니다. 기름을 쪽 뺀 차돌박이 구이(Brisket)는 97.1 KHz의 토크쇼 진행자인 신들러가 천국에서도 먹고 싶은 요리라고 격찬했던 이유를 알게 해준다.

사이드 디쉬 가운데 구운 콩 요리(Baked Beans)는 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맘에 들어할 맛. 고기가 아무리 맛있더라도 후식 먹을 배를 꼭 남겨두도록.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더해진 따끈한 고구마 파이(Sweet Potato Pie)는 잊지 못할 맛이다.

▲종류: 텍사스 스타일 바비큐 식당 ▲오픈 시간: 매일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가격: 샌드위치는 7-8달러, 아 라 카르트는 9-12달러, 빵과 2개의 사이드 디쉬가 딸려 나오는 디너 메뉴는 고기 한 가지가 12-15달러, 2가지는 14-17달러, 3가지는 17-20달러. ▲주소: 18136 Sepulveda Bl. Van Nuys CA 91402 (101번 N. → 405 N. → Roscoe N. 출구로 나와 우회전 → Sepulveda Bl.에서 우회전하면 왼쪽으로 나온다. ▲전화 (818) 782-2480, 780-6701 jypark@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