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탁위의 소품

2002-03-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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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그릇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아깝다고, 또는 꺼냈다 들여놨다 하기가 귀찮아서 매일 쓰는 허드렛 그릇만 쓰고 있는 집이 많다. 계절에 따라서, 또는 분위기에 따라서 그릇을 바꿔주고 식탁위의 소품도 갈아주면 매일 대하는 식탁이 더 즐거워지고 가족들을 위해 매끼 식사를 차리는 손길도 행복해진다.

볶음밥이나 라면처럼 간단히 한끼 때우는 음식으로 상을 차릴 때 가장 평범하면서도 무난한 방법은 1인분씩 담아내는 것이다. 국물이 있는 것은 대접에, 그렇지 않은 것은 접시에 담아내면 실패가 없다. 그러나 상차림을 돋보이게 하고 싶다면 뷔페식 상차림을 응용해도 좋다.

한 대접 가득 담았을때보다 조금씩 덜어먹을 때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 상 가운데 주가 되는 메뉴와 곁들이는 반찬을 큰 그릇에 담아놓고 각자의 앞에는 주식을 덜어 먹을 수 있는 개인접시와 반찬을 덜어먹는 개인접시를 내놓으면 준비 끝이다.


숟가락이나 젓가락은 어떤 것이 좋을까. 은수저도 있고 놋수저도 있지만 무난한 것은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격식을 갖춘 손님상에는 은수저나 얌전한 디자인의 수저를 쓰는 편이 격조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드러운 촉감의 나무젓가락을 내놓는 것이 더 센스 있어 보인다. 대나무의 연한 색이 은은히 살아있는 감촉이 좋은 젓가락을 고르고 그에 어울리는 수저를 곁들여 내놓는다.

요사이 고급 한국식당에서는 젓가락 받침을 격있는 소품으로 잘 사용하고 있다. 일명 젓가락 베개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이 받침은 숟가락과 젓가락이 바닥에 닿지 않게 해주어서 정갈한 느낌을 준다. 초고추장, 초간장, 쌈장, 새우젓 양념장등 주가 되는 메뉴에 따르는 양념을 담을 때 필요한 종지는 작을수록 보기에도 좋고 상차리기도 편하다.

가끔 독특한 모양의 종지들이 눈에 띌 때 사두면 손님치레를 할때 식탁의 장식 소품 역할도 하며 종지 하나만으로 식탁의 즐거운 대화를 끌어낼 수도 있다. 같은 모양을 여러개 사는 것보다 여러 가지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편이 용도에 따라 적절히 사용할 수 있어 더 쓸모 있다.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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