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캘리포니아 와인

2002-03-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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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의 향기

미국 와인의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다. 캘리포니아 전역에 소재한 와이너리는 2,000개가 넘는다. 크고 작은 와이너리들에서 생산되는 각종 와인들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인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1769년 프란시스코 수도회 소속 신부가 멕시코에서 들여온 포도나무를 샌디에고 미션에 심은 것이 캘리포니아 최초의 와이너리이다. 캘리포니아에 처음으로 상업적인 와이너리가 생긴 것은 1830년으로 장소는 현재의 LA다운타운 유니언스테이션 인근이다.

그러다 1860년대에 헝가리 이민자인 아고스톤 하라츠티에 의해 북가주 나파와 소노마 밸리에 와이너리들이 세워져 프리미엄 와인들이 생산되기 시작한다. 하라츠티가 ‘캘리포니아 와인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와인은 풀 바디하고 스타일도 초현대식이다. 향이 깔끔하고 풍부한데다 최고수준의 기술로 대량생산이 이뤄지고 있어 와인업계에서 그 위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은 샤도네, 캬버네 소비뇽, 메를로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피노 느와르, 소비뇽 블랑, 진판델등을 엑스트라 옵션으로 선보인다.

캘리포니아에는 80년대와 90년대 포도질병이 퍼져 나무들이 많이 죽었다. 이때문에 나파밸리의 경우 약 80% 가량이 포도묘목이 다시 심어졌다. 이때 전통적인 레드와 화이트 와인 품종외에 시라와 산지오베제등 새로운 품종들이 심어졌다. 포도질병이라는 악재속에서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오히려 다양해질수 있었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생산지역은 북가주의 나파밸리이다. ‘Robert Mondavi’ ‘Beringer’ ‘Caymus’ ‘Diamond Creek’ ‘Dominus’ ‘Stag’s Leap’ ‘Duckhorn’ ‘Opus One’등 일일이 열거할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명 와이너리들이 이곳에 들어서 있다. 토질과 햇볕, 그리고 태평양이 만들어 내는 안개의 쿨링효과가 어우러져 생산되는 더할수 없이 뛰어난 포도품종이 나파밸리 신화의 기본적인 바탕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와이너리 소유주들이 기업가 정신이 보태져 나파밸리 와인은 제품의 질과 마케팅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나파밸리 옆에 위치한 소노마 카운티도 고급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의 생산지이다. 이 지역의 레드와인은 나파밸리보다 좀 더 부드럽고 조화로운 느낌을 준다. 여기서 좀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나오는 카너로스는 서늘하고 안개가 자욱한 곳으로 샤도네, 피노 느와르가 뛰어나다. 북가주지역뿐 아니라 중가주와 남가주로 내려 오면 몬트레이, 샌타마리아 밸리, 샌타바바라 등지에 와이너리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캘리포니아 와인들은 대부분 즉시 마실수 있다. 전반적으로 최고가의 와인들은 와이너리간의 경쟁과 자부심 때문에 책정된 가격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만큼 무조건 비싼 와인을 고집하기 보다는 그리 크지 않은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15달러 내외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와인들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 할 듯.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와인의 경우 프랑스산처럼 빈티지가 중요하지는 않지만 1999, 1998, 1997, 1995, 1994, 1992년을 주목할 만한 연도로 꼽고 있다.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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