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이 먹고 마시고 사랑하는 것 빼면 뭐 그리 큰 즐거움이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좋은 음식과 와인, 먹고 마시는 것을 생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이탈리아인들 만큼 한 세상 잘 사는 사람들도 드문 것 같다.
영화 대부의 무대이기도 했던 시칠리아 섬은 이태리 본토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적 특성만큼 먹거리에 있어서도 독특함을 지닌다. 뜨거운 태양 빛이 올리브와 토마토를 달콤하게 익혀주고 연안 바다에서는 해산물이 풍부하게 잡혀 독특한 요리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 패사디나의 첼레스티노 리스또란떼(Celestino’s Ristorante)는 맛있기로 소문난 이탈리아 요리 가운데서도 한반도의 전라도만큼 지방색이 강한 시칠리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마마가 해주는 맛있는 요리 많이 먹고 자라서인지 땅딸한 키에 몸집이 넉넉한 주인 깔로제로 드라고(Calrogero Drago)는 그 생김새가 알 파치노와 퍽 닮았다. 항상 양복을 멋지게 차려입고 있는 그는 "차오!"라는 친근한 인사와 함께 환한 미소로 고객들을 반겨 준다. 음식 맛 좋다는 소문을 듣고 LA 곳곳에서 몰려온 이태리 사람들로 인해 첼레스티노는 항상 이탈리아의 동네 바처럼 복작댄다.
토마토 소스가 흥건한 홍합과 조개 요리(Zuppetta di Cozze e Vongle)는 홍합탕만큼 개운하다. 단단하게 굳기 전 상태의 부드러운 치즈, 부라타(Burrata)는 입에서 살살 녹는다.
첼레스티노에 오면 파스타 종류가 이렇게 다양했나 싶다. 여느 이탈리아 식당에서는 구경도 해보지 못한 독특한 소스와 면발의 파스타는 이탈리아 남부 작은 마을의 식당에서 먹었던 것 같은 맛이다. 오징어 먹물로 요리해 거무죽죽한 것이 꼭 자장면처럼 보이는 스파게티 (Spaghetti Nero). 감자로 빚은 이태리 수제비, 뇨끼 (Gnocchi). 다양한 소재로 속을 채운 이탈리아 만두 라비올리 (Ravioli). 치즈와 야채, 해물 등 각기 다른 재료로 맛을 낸 이태리식 밥, 리조또.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메뉴 선택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건 행복한 고민일 게다.
초원에서 방목해 기른 소고기를 구워낸 피에몬테 식 스테이크는 전문점의 것보다 부드럽다. 한 마리를 통째로 테이블 옆에서 발라주는 생선 요리를 대하자니 자식 한 입이라도 더 먹이려고 굴비의 가시를 발라내 밥 위에 얹어주던 부모님 얼굴이 잠시 접시 위에 겹쳐진다.
▲종류: 시칠리아 지방을 비롯한 이태리 요리 ▲오픈 시간: 런치는 월-금, 11시 30분-2시 30분. 디너는 월-토요일, 오후 5-10시까지. ▲가격: 전채 요리는 5-13달러, 파스타는 9-15달러, 메인 디쉬는 17-26달러. ▲주소 141 S. Lake Ave. Pasadena, CA 91101 110번 N. → Arroyo Parkway → Del Mar Bl.에서 우회전 → S. Lake Ave.에서 좌회전해 가다 보면 왼편으로 나온다. ▲예약 전화 : (626) 795-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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